美소비자제품안전委 LG에너지솔루션 가정용 ESS 리콜 공시
獨에선 LG배터리 장착 아우디 ‘e-트론’ 충전 중 화재, 출고 4주 만···화재 원인이 배터리일 가능성은 낮아
“정보통제 가능한 중국 外 점유율 높아···그럼에도 안전성 강화해야”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LG트윈타워.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화재로 세 차례나 실적에 충당금을 반영했던 LG에너지솔루션에 또 다시 화재리스크가 부상할 조짐이다. 미국·유럽 등지에서 LG배터리가 탑재된 배터리 제품의 화재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배터리 안전강화 요구가 높아지는 만큼, 선제적인 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US CPSC)는 2017년 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판매된 LG에너지솔루션 가정용 ESS ‘RESU 10H’ 제품 리콜 조치 내용을 공시했다. 사유는 화재 위험이다. 대상은 2017년 1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판매된 1만여대다. LG 측은 지난해 12월 선제적으로 자발적 리콜을 단행했다. 

올해 5월 리콜 대상범위를 특정해 순차적인 리콜이 진행됐다. 이번 공시는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공표 형식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북미·유럽·호주 등을 중심으로 ESS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실시된 리콜이라는 점에서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LG는 올 상반기 호주에서 가정용 ESS 474대 리콜을 단행한 바 있다. 

독일에서는 아우디 ‘e-트론’이 충전 중 불길에 휩싸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우디 최초의 순수전기차(EV)인 e-트론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출고 4주 만에 화재사고가 발생한 사고차량에는 LG배터리가 장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전례에 비춰볼 때 전기차 화재는 제조사보다 배터리 납품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이번 e-트론 화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시간 30분 만에 진화가 완료됐고, 차량 전체가 아닌 차량 일부만 전소됐다는 점에서 배터리 결함 가능성은 낮지만 LG에는 부담이다. 앞서 e-트론은 2019년 6월 습기가 차량 전기시스템에 스밀 경우 화재발생 가능성이 지적되며 리콜이 단행된 바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세 차례 충당금을 회계처리 했을 정도로 화재 사고관련 손실이 컸던 회사다. 국내에서 발생한 ESS 연속화재와 현대자동차 ‘코나EV’ 화재에 따른 비용손실을 감수한 바 있다. 최근 리콜이 확정된 GM ‘볼트EV’의 경우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2346억원, 910억원의 리콜비용을 충당금으로 반영했다. 리콜 경과에 따라 정확한 리콜분담금 규모는 달라질 수 있지만 ‘LG배터리’에 대한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독 LG배터리 화재 보고가 빈번한 것을 놓고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점유율이 높고, 특히 비(非)중국시장 판매가 도드라지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장착비율이 높다 보니 화재사고 발생 시 LG일 확률이 높으며, 정보의 교류가 자유로운 지역에서의 판매고가 높은 탓에 더 주목받게 된다는 의미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덜어내고 배터리가 자리한 까닭에 외적 요인이 아니라면 발화점은 배터리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면서도 “그렇다고 모든 전기차에서 나는 화재 원인이 배터리 결함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고, ESS 역시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화재를 야기시키는 시스템 결함과 외부환경 등 영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관계자는 “내연차에 비해 화재발생 빈도가 극도로 낮고 ESS 화재도 손에 꼽을 정도지만, 새 시장이 개척되는 단계기 때문에 화재발생 때마다 더욱 주목받는 듯하다”면서 “배터리 회사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지만, 안전성은 포기할 수 없는 분야기 때문에 화재를 조기에 진압하거나, 화재발생 가능성이 낮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SNE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시장 점유율은 26.7%다. CATL(29.9%)에 이어 2위다. 5월까지 집계된 비중국 시장 점유율은 35.5%를 나타냈다. 2위 파나소닉(27.8%)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ESS의 경우 별도의 집계치가 없지만 한국시장이 국제무대에서 가장 선제적으로 보급에 속도를 냈던 분야기 때문에 LG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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