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난해 이어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
시안·평택 공장 추가 투자 집중할 듯
세메스·원익IPS 등 공정 개발 인력 채용 ‘잰걸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6월 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6월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다시 돌아온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비해 국내 반도체 장비업계가 전문 인력 충원에 나섰다. 장비업계 최대 수요처인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줄였던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설비투자를 지난해 이어 올해 다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선두인 세메스와 원익IPS가 경력직 확대 채용에 나섰다. 장비업계는 지난 2016년부터 2년 동안 이어진 반도체 슈퍼사이클 초기에도 ‘인력난’이란 얘기를 할 정도로 인력 충원에 적극적이었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2조원 투자에 이어 올해 최대 34조원 규모의 반도체 설비투자를 집행할 전망이다. 소자업체 장비투자 확대에 따라 장비업계도 기술직 인력 채용 시장이 활황을 맞을 전망이다. 

세메스와 원익IPS는 각각 두 자릿수 규모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다. 양사 모두 반도체 장비 운영 관리 인력부터 기구설계, 핵심 공정 기술 개발을 담당할 경력직을 뽑는다. 원익IPS는 이번 채용을 통해 원자층증착(ALD) 공정 개발을 포함한 공정 개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세메스와 원익IPS의 인력 규모는 최소 2250명, 1500명 이상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인력 규모는 지난 5년간 상향 곡선을 그렸다. 세메스 직원 수는 지난해 2235명으로, 5년 전 1615명 대비 40%가량 늘었고, 원익IPS는 원익테라세미콘 합병과 함께 인력 증원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 규모로 인력이 늘었다. 서류 접수 마감은 세메스가 이달 13일 오후 5시, 원익 IPS 18일 자정까지다.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인력 충원 계획은 양사의 사업 외형 성장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세메스와 원익IPS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배로 뛰었다. 지난해 세메스 매출은 2조2143억원, 영업이익은 2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95.3%, 영업이익은 813.5% 급증했다.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는 포토·세정·식각장비부터 후공정 테스트 장비, 물류자동화 설비 등 생산실적이 모두 늘었다.

원익IPS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63% 증가한 1조909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411억원) 대비 241.8% 증가한 1405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장비인 CVD와 열처리 장비 등 실적이 늘면서 반도체 장비 매출만 전년 대비 73.8% 급증하면서 전사 매출 성장률을 웃돌았다.

양사의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반도체 설비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2019년 동안 22조원 안팎의 반도체 설비투자를 하다가 지난해 32조8915억원으로 설비투자 규모를 역대 최대 규모로 키웠다. 이 기간 중국 시안 2공장이나 평택 2라인 등 메모리와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프로젝트 진행에 따라 인력과 자원을 배치하는 수주업종 특성상 고객사 설비투자 규모가 확대될 경우 그에 맞춰 인력 충원을 계획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 "여타 제조업과 달리 장비 개발과 설계 인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양적으로 충원하기 보다는 신규 채용을 할 때 내부적으로 검증된 전문 인력을 뽑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계는 서버 투자 재개로 주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데다가 첨단 파운드리 공정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스템반도체 부족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내 중국 시안 2공장에 양산 설비를 추가 구축하고 메모리와 파운드리 복합라인으로 꾸려진 평택2 공장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엔 DDR5 공정 전환에 따른 테스트 장비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견업계도 상반기 전문인력 채용에 나섰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사 케이씨텍은 오는 11일까지 반도체 공정 평가, 연마(CMP) 소재 개발을 포함한 20개 직군 신입 및 경력 채용을 진행한다. PECVD와 식각 장비가 주력인 테스는 이달 11일까지 화학반응·열유동해석 직무와 세정장비 개발 등 인력을 뽑는다.

외국계 장비업계 한국지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의 설비 관리 및 운영 인력을 확대한다. ASML코리아는 오는 11일까지 상반기 공채를 통해 세자릿수 규모의 엔지니어를 모집할 계획이다. 앞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코리아 역시 지난 2월 세자릿수 규모의 하드웨어 엔지니어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램리서치코리아는 올 하반기 경기도 용인시에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램리서치코리아 테크놀로지 센터를 설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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