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좌진 마더스제약 대표, 당뇨·건성황반변성약 개발 추진···향후 바이오 사업과 해외 진출 목표

김좌진 마더스제약 대표. / 사진=시사저널e
김좌진 마더스제약 대표. / 사진=시사저널e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이제 첫 발걸음이다. 향후 신약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환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하고 싶다.”

김좌진 마더스제약 대표는 신약 개발을 강조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일단 그의 짧지 않은 약업계 인생 역정부터 들어보기로 했다. “지난 1984년 원광대 약대를 졸업한 후 고향인 충청남도 보령에서 약국을 오픈해 경영을 시작했다. 대학원에 다니면서 군대 입대를 잠깐 늦춘 후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군대를 다녀온 후 1989년 보령 시내에서 약국을 열어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현재 중형 제약사를 경영하는 그답게 약국을 운영할 때도 다른 약사들과 달랐다고 한다. “그 시절 유난히 공부를 많이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매일같이 새벽 5시에 일어나 2시간 가량 공부하고 약국에 출근해 환자들과 씨름하며 공부 했다. 매일 아침 7시에 오픈, 밤 11시까지 약국을 지켰다.”     

그는 일찍이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지난 1992년부터 약국 프랜차이즈 사업을 준비했다. 이듬해인 1993년 ‘베데스다’라는 이름으로 저를 포함, 총 16명 약사들이 약국 체인을 시작했다. 1999년 제 지분을 매각하며 경영에서 손을 뗄 때까지 치열하게 사업에 주력한 시절이었다.” 약국 체인으로 사업 경험을 한 김 대표는 지난 2003년 천안에서 의약품 유통업체인 마더스팜을 창업했다.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했는데 특히 건기식의 경우 약리 기전 등을 설명하며 열심히 판매했다.” 

당시 핵심 건기식은 오메가3와 맥주 효모 등이다. 오메가3는 EPA 함량이 높은 품목에 방점을 뒀다. 미국에서 잘 팔리는 품목을 수입, 한국에 유통한 것이다. 마진율도 높았고 판매량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 지나자 유사 제품을 싸게 수입해 판매하는 경쟁사들이 늘었다. 결국 품목 수입을 중단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본격 시작한 사업은 각 제약사의 브랜드 제품 독점 판매였다. 지난 2003년부터 진행한 이 사업은 최대 40-50개 품목에 달한 적도 있었다. 평균적으로 20-30개 품목을 꾸준히 팔았다. 제약사들과 돈독한 관계가 필수적 사업이다.”

이처럼 약국 경영에서 시작, 체인 사업에 이어 유통업체를 경영하던 그가 제약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딘 것은 지난 2011년 8월이었다. 부도를 내는 등 경영이 힘들었던 아남제약을 공동으로 인수해 마더스제약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김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는 문득 마더스란 상호가 궁금해졌다. “마더스(MOTHER’S)는 엄마 이미지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사용한 상호다. 양육과 치료를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쓰는 ‘엄마 손은 약손’을 생각하면 된다. 자녀 치료를 돕는 손이란 의미도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 아남제약을 인수했지만 인수 초기부터 난제가 많았다고 한다. “인수 직후 회사 사정을 자세히 보니 매출이 비교적 많았던 품목 허가는 이미 팔린 상태였다. 일반의약품만 몇 개 있는 상황이었다. 처음부터 다시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김 대표가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제품 개발이다. 제품이 있어야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기존 아남제약은 한방 제품이 비교적 많았다. 이에 생약제제 위주의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생약제제는 냄새도 나고 다루기 힘들었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었다. 인수 초기에는 한 제품을 개발하면 거의 전 직원이 매달려 영업하는 등 어려운 일이 적지 않았다.”

인수 초기 대표 품목은 위궤양치료제 ‘스토엠’이었다고 한다. 이후 꾸준히 제품을 개발, 현재는 허가를 받아 판매하는 품목이 400종에 달한다. 스토엠과 쌍벽을 이루는 품목은 관절염치료제 ‘레이본정’이다. “당시 공장 등 제약사를 경영하는데 필요한 운영자금은 연간 30억원 가량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인수 후 2년 가량 운영자금이 120억원 투입됐다. 즉 예상보다 두배 자금이 투입된 것이다.” 

이에 김 대표는 기술신용보증기금에서 보증대출을 받는 등 자금을 구하러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이같은 노력이 통했던지 지난 2013년부터 마더스제약 경영실적은 흑자로 돌아섰다. “인수 다음해인 지난 2012년에는 적자였다. 하지만 2013년 흑자가 나자 이 자금을 공장에 바로 투자했다. 이후에는 다시 흑자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신약 개발에 투자하는 김 대표 방점은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처음 개발을 진행한 약은 당뇨병 치료제다. 이어 건성황반변성치료제, 탈모치료제, 암환자 진통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3년 내 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신약 개발 외에도 마더스제약이 추진하는 사안은 적지 않다. 경북 경산공장에 이어 현재 전북 익산에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올 8월 완공 예정이다.  

지난해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한 마더스제약은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마더스제약 850억원, 마더스팜 155억원, 화장품에 주력하는 관계사 마더스코스메틱 30억원 등 3개 회사를 합쳐 1000억원 넘는 매출이 올해 목표다. 3개 사 총 임직원이 200명 넘는데, 올 연말이면 250명 수준으로 늘리려 한다.” 김 대표에게 향후 경영목표도 물어봤다.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진행 중인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신약을 개발하면 해외에 진출해 국위 선양도 하고 싶다. 최종 목표는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고 은퇴하는 것이다.”

기자가 만나본 제약사 CEO들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고 인생역정도 남다른 측면이 있었다. 김 대표 역시 약국과 체인 사업, 유통 사업을 거쳐 제약사 최고 경영자까지 실패도 맛보고 쓰라린 경험도 갖고 있다. 신약을 개발, 보다 많은 환자들이 필요한 의약품을 제공하고 싶다는 김 대표 의지가 어느 시점에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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