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첫 바이오신약 ‘롤론티스’ 허가···중외제약, 통풍 신약 임상 2b상 완료
대웅제약, 펙수프라잔 중국에 라이선스아웃···바이넥스 사태로 업계 전전긍긍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제약업계와 바이오업계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제약사의 신약 연구개발(R&D)이 순항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넥스와 비보존제약이 허가 사항과 다르게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어 두 제약사를 포함, 다른 업체에 의약품 제조를 위탁한 제약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대형 제약사들은 그동안 진행해왔던 신약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성과를 내며 주목 받고 있다.  

우선 한미약품의 첫번째 바이오신약 ‘롤론티스’가 한국에서 첫 허가를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국내 33번째 신약으로 시판허가한 것이다. 롤론티스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의약품이다.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호중구감소증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투여되는 약효 지속형 바이오 신약이다. 

롤론티스는 호중구감소증 발생 초기 유방암 환자 6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두 임상에서 총 네 번의 치료 사이클 동안 경쟁약물 대비 DSN(중증 호중구감소증 발현기간)의 비열등성 및 우수한 상대적 위험도 감소율 등이 입증됐다.

한미약품은 미국 파트너사 스펙트럼과 함께 롤론티스의 미국 시판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롤론티스 제조시설인 한미약품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전 실사’가 오는 5월 중 실시될 예정이다. 당초 FDA는 지난해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실사가 미뤄졌는데 최근 한미약품은 5월 실사 계획을 통보 받았다. 만약 롤론티스가 FDA로부터 허가를 받게 되면 글로벌 진출의 시작으로 풀이된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의 국내 시장 규모는 800억원대로 추산된다. 또 글로벌 시장은 3조원대로 추정되고 있어 진입에 성공하면 대형품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예고된다.    

JW중외제약은 현재 통풍 신약과 아토피 신약을 중심으로 R&D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통풍 신약으로 추진하는 ‘URC102’의 국내 임상 2b상이 최근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URC102는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요산혈증으로 인한 통풍질환에 유효한 신약후보물질이다. 요산 배출을 촉진시키는 작용기전을 갖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중국시장에 대한 URC102 개발과 판매 권리가 심시어제약에 기술 수출된 바 있다.  

앞서 JW중외제약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국내 18개 주요 병원에서 총 171명 한국인 통풍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적정 용량을 탐색하는 임상 2b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1차와 2차 유효성 평가변수를 충족했고 높은 안전성과 내약성을 보였다. 또 URC102에 의한 중대한 약물 이상반응이나 위험성이 확인되지 않아 위약군과 동등한 수준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JW중외제약은 향후 임상 2b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임상 3상을 검토하는 동시에 다국적 제약사와 글로벌 기술수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6월 아토피 신약후보물질 ‘JW1601’ 임상 1상이 성공적으로 종료했음을 공개했었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JW1601은 모든 용량군에서 안전성과 우수한 내약성이 확인됐다. 바이오마커 분석을 통해 유효용량도 확인됐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올해 안으로 레오파마가 JW1601 글로벌 임상 2상을 착수할 예정”이라며 “올해 R&D 비용을 매출액 대비 10%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JW중외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신약후보물질은 URC102와 JW-1601 외에도 표적항암제 ‘CWP291’, 탈모치료제 ‘CWL080061’ 등이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신약 ‘펙수프라잔’은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 제제다. 대웅제약이 지난해 5월 미국 소화기학회에서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펙수프라잔 8주 치료 시 내시경상 점막 결손치료율이 99%로 집계됐다. 투여 초기부터 주야간에 관계 없이 가슴쓰림 증상을 개선하고 위식도역류질환의 비전형적 증상 중 하나인 기침 증상 개선 효과가 확인된 바 있다. 지난 2019년 11월 펙수프라잔 임상 3상을 마무리한 대웅제약은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대웅제약은 펙수프라잔에 대해 중국 양쯔강의약그룹 자회사인 상해하이니사와 최근 라이선스아웃 및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의 총 규모는 한화 약 3800억원이다. 선수금 68억원과 단계별 마일스톤 136억원이 합산된 204억원 기술료가 포함된 수치다. 이번 계약을 통해 상해하이니사가 중국에서 펙수프라잔 임상개발 및 허가를 진행한 후 모회사인 양쯔강의약그룹이 영업을 담당할 예정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연구개발은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결국 대형 규모의 상위권 제약사들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그동안 진행한 성과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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