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노트북용 90Hz OLED 양산 돌입
日 JOLED, LG전자에 프리미엄 OLED 모니터 공급 전망
코로나19 확산 이후 패널 업계에 기회

삼성디스플레이 노트북용 OLED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노트북용 OLED 패널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고사양 모니터와 노트북 수요가 성장하는 가운데 기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제조업계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아직까지 IT 패널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재택근무나 고사양 게이밍 수요가 급증하면서 향후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3월 화면 주사율 90Hz 노트북용 OLED를 생산하고 다수 제조사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노트북용 OLED의 화면 주사율은 주로 60Hz로, 삼성디스플레이가 90Hz 노트북용 OLED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면주사율은 1초간 화면이 몇 번 바뀌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고주사율 화면일수록 끊김이 줄어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거나 영상을 볼 때 유용하지만 그만큼 발열이나 소비전력도 커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자사 90Hz OLED 패널이 응답속도가 빠른 OLED 특성을 활용해 120Hz LCD와 비슷한 수준의 고속 구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고속으로 움직이는 이미지로 화면 끌림 정도를 테스트한 결과, 90Hz OLED는 0.9mm, 120Hz 고주사율 LCD는 1mm로, 오히려 OLED가 적었다"고 주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신제품 개발을 발판 삼아 OLED 사업을 노트북, 모니터 등 IT 분야까지 본격 확장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강점은 리지드 OLED 생산 능력이다. 리지드 OLED는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플렉시블 OLED의 전 세대 격이다. 유리 기판을 쓰기 때문에 잘 휘어지지 않다. 필름 형태인 PI를 쓰는 플렉시블 OLED 채용이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패널 시장에선 입지가 다소 줄었다.

그러나 플렉시블 OLED 대비 가격 이점이 있다. 휘어질 필요가 없는 노트북, 모니터 패널로 활용될 수 있다. 경쟁 관계인 중국 패널 제조사들은 리지드 OLED를 건너뛰고 플렉시블 OLED를 선제 투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세계 리지드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89.5% 점유율을 차지했다.

일본 JOLED도 OLED 모니터 사업에 도전한다. LG전자에 32인치 4K 해상도 프리미엄 모니터에 패널을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의 한계로 꼽히는 빛샘 현상이나 시야각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JOLED는 5.5세대 공장에서 20인치대 중형 크기 OLED 패널을 양산 중이다. 고수익 사업인 TV나 스마트폰이 아닌 규모가 작은 시장인 의료용 기기 제품을 주로 양산했다.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내 업계와 중국 업계를 피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레노버에 폴더블 PC ‘씽크패드 X1 폴드’용 13.3인치 플렉시블 OLED 패널을 공급했다. 레노버의 폴더블 PC는 화면을 펼치면 13.3인치, 접으면 9.6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을 90도로 접게 되면 하단 디스플레이를 키보드로 활용할 수 있고, 블루투스 키보드를 연결하면 13.3인치 전체 화면을 모니터처럼 쓸 수 있다. 

아직 모니터와 노트북용 패널 시장은 LCD가 강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 원격교육, 고사양 게이밍 수요가 급성장하는 추세다. 기존 중소형 OLED 사업을 영위하던 업체들에겐 OLED 사업을 IT 제품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직 IT 패널 시장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나 고사양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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