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시 대신 해외시장에만 게임 선보여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 이미지 / 자료=위메이드트리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 이미지 / 자료=위메이드트리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게임사들이 최근 블록체인을 활용한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게임들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란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말한다. 기존 게임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게임 내 자산을 플레이어가 통제하고 소유한다는 것이다. 기존 게임에서는 이용 약관을 근거 삼아 게임 내 최종적인 자산을 게임 개발사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불가능하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은 플레이어에게 귀속된다. 개인 간 거래도 자유롭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 또한 가능하다. 특히 기존에 통용되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을 암호화폐로 바꿔 실물경제에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게임사들은 이미 몇년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암호화폐 시장에 눈독을 들여왔다. 넥슨 지주회사인 NXC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과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한바 있으며, 최근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인수설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엠게임은 암호화폐 이오스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 포털 사이트 ‘이오스 로얄(ESO Royal)’을 오픈했으며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개발 중이다. 미르 IP로 유명한 위메이드도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미르2 IP를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 중이다. 

위메이드트리는 최근 암호화폐 ‘위믹스 토큰’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키’에 상장하기도 했다. 위믹스 토큰은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틸리티 토큰이다. 위메이드트리 관계자는 “위믹스 토큰은 위믹스에서 서비스하는 모든 게임 토큰을 거래·교환·전송하는 일종의 기축 토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만약 블록체인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게임 분야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 분야에서는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특히 게임사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게임 내 재화를 실물경제와 연동하는 것이다. 게임 내 재화를 암호화폐로 교환한 후 해당 암호화폐를 통해 현실에서 경제활동을 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미 여러 아이템 중개 사이트에서는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고 있는 상태다. 다만 해당 거래의 경우 게임사 약관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공식적인 경제 활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최근 게임사들이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나서는 이유는 조만간 본격적으로 열릴 암호화폐 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라며 “특히 암호화폐 테스트를 위해 게임에 먼저 관련 시스템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게임사들은 이미 10년 넘게 가상경제를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냥을 통해 획득한 재화를 암호화폐로 바꾼 뒤, 그 암호화폐를 통해 편의점에서 김밥 등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기술적으로는 이미 큰 문제가 없다. 관련 규제를 정부가 언제 풀어줄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블록체인 게임과 관련된 기준이 없는 상태다. 실제로 수많은 블록체인 게임사들은 등급분류 세부기준이 없어 국내에 블록체인 게임 출시를 미루고 있으며, 한 업체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거부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다수 게임들은 한국 대신 해외에만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블록체인이나 클라우드와 같은 신기술 기반 게임 등급분류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최근까지도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트코인 열풍이 불면서 다시금 암호화폐에 대한 사행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며 “게임사 입장에서는 (국내 출시를 미루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빨리 관련 기준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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