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4 기대만큼 높은 성적 거두지 못해

자료=위메이드
자료=위메이드

[시사저널e=원태영 기자] 미르 IP로 유명한 위메이드가 PC용 메신저 버디버디와 블록체인 등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기 시작했다. 지난해말 출시한 미르4가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사업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위메이드는 PC 온라인 메신저 버디버디 홈페이지를 리뉴얼하고 서비스 재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디버디는 2000년대 초반 인기를 끌었던 PC 메신저다. 서비스 1년 만인 지난 2001년 회원수 500만명을 돌파했고, 2002년에는 회원수 2000만명을 기록했다.

버디버디 공식 회원수는 4200만명까지 증가했으며 지난 2008년에는 국내 메신저 점유율 1위(56.21%)에 올라 ‘국민 메신저’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버디버디의 성공 가능성을 본 위메이드는 같은해 버디버디를 인수했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폰 대중화 및 카카오톡 등 다른 경쟁 메신저들이 등장하면서 버디버디의 이용자는 크게 감소했고 결국 2012년 5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위메이드는 버디버디 서비스 재개만 알렸을뿐, 구체적인 운영 방식 등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위메이드가 버디버디에 게임과 블록체인 등을 결합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상황속에서 이용자풀을 늘리기 위한 메신저가 필요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카카오에 입점한 게임 이용자 수를 크게 늘린 것처럼 위메이드도 버디버디를 활용해 게임 이용자풀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위메이드는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블록체인 관련 사업을 전개한다. 위메이드트리는 지난해말 첫 블록체인 게임 ‘버드토네이도 for 위믹스’를 선보였으며 지난 위메이드의 대표 게임인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재신전기 for 위믹스를 출시했다.

아울러 위메이드트리는 지난 1월 암호화폐 위믹스토큰을 국제 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지난 2월 자체 개발한 탈중앙화 거래소 위믹스덱스 서비스를 공개했다.

위메이드트리는 최근 블록체인 NFT 거래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위메이드트리는 올 상반기 내 NFT 거래소를 열고 하반기 카카오 블록체인 클레이튼에서 해당 NFT를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NFT는 블록체인 상에서 소유권을 인증할 수 있는 게임 아이템이나 디지털 예술작품 등을 뜻하며, 하나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NFT 시장 거래량은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2800억원대에 육박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연인으로 잘 알려진 가수 그라임스가 디지털 그림 컬렉션 작품들을 NFT 형태로 온라인 경매에 부쳐 20분만에 580만달러(약 65억원)의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료=위메이드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자료=위메이드 / 이미지=김은실 디자이너

위메이드가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지난해말 출시한 미르4가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사업다각화를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미르4는 원스토어 매출 1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0위권 등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르라는 IP가 가진 가치에 비해서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메이드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18년 3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9년 영업손실 69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128억원 등 계속해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비트코인 열풍이 다시 한번 불기 시작하자, 블록체인 게임 사업과 암호화폐 위믹스 토큰을 통해 새로운 매출원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위믹스 토큰은 지난 1월 100원대 후반에서 최근 300원대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때 미르2가 중국 국민 게임으로 불렸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만큼, 최신작인 미르4가 구글플레이 5위권 정도의 성적은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러나 미르4는 쟁쟁한 경쟁작들에 밀려 기대보단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블록체인 등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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