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대형주 쏠림에 연초 코스닥 상승률 높은 '1월 효과' 사라져
코스피 급등세 진정되자 코스닥 상승···대형주→중소형주로 관심 이동
코스닥, 바이오기업 편중 벗어나 반도체·콘텐츠·2차전지 기업 부각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새해부터 뜨거웠던 코스피 랠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코스닥 중소형주가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대형주 매수 쏠림현상으로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어 질주하면서 코스닥이 지나치게 저평가를 받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코스닥은 지난해까지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독주였다. 하지만 올해는 반도체, 콘텐츠, 2차전지 분야 기업들의 성장세가 한층 기대된다는 평가다.
◇ 동학개미 외면받던 코스닥 ‘꿈틀’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상승률은 2.08%을 기록하면서 0.71% 상승에 그친 코스피보다 1.37%p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2873.47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새해 들어 3000선을 훌쩍 넘어섰다. 반면 올해 968.42로 시작한 코스닥은 18일 944.67로 장을 마치며 95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닥은 이후 2거래일 동안 급반등하며 어느덧 980선 회복을 꾀하고 있다.
통상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닥 중소형주가 코스피 대형주보다 강세를 보인다. 이를 놓고 ‘1월 효과’라는 표현도 있다. 코스닥 대주주들이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연말에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들이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기관 및 연기금이 새해 들어 주식을 매수하는 과정에서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주가 상승률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증시로 신규 유입되면서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에 코스닥 지수는 1000선을 한번도 넘지 못하는 반면 코스피 지수는 3000선을 훌쩍 넘기는 일이 일어났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초부터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의 누적순매수 금액은 대형주가 9조4000억원, 중소형주가 1조2000억원으로 8배나 차이가 났다. 주가도 대형주는 7.8% 상승한 반면 중소형주는 2.7%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새해 들어 급등하던 코스피가 조정을 받고 횡보장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코스닥 중소형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위주의 주가 상승으로 대형주 대비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상대 비율이 역사상 최저수준을 기록하면서 중소형주 매력이 부각되는 시점”이라며 “중소형주의 이익개선 폭 또한 대형주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급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최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2021년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을 현재 1~2% 수준에서 더 높이고 성과지표에 코스닥을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 ‘바이오주 천하’ 코스닥, 올해는 다를까
올해 코스닥 시장 특징은 지난해 시장을 주도했던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반면 반도체나 콘텐츠, 2차전지 등 성장산업 분야 중소형주의 주가 상승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대표 헬스케어 종목들을 선별해 산출하는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12월 29일 5639.95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림세를 보이며 현재 5000을 밑돌고 있다.
시가총액순위 최상위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에이치엘비, 씨젠, 알테오젠 등 바이오기업들이 여전히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 주가는 대부분 지난해말 고점보다 10%가량 떨어진 상태다.
바이오주는 부진하지만 반도체, 콘텐츠, 2차전지 분야 기업들의 주가는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 코스닥 대표종목들로는 리노공업, 테스, 솔브레인, 원익IPS 등이 꼽힌다. 콘텐츠 분야 종목은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등이다. 2차전지 분야 코스닥 유명종목들로는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등이 있다.
코스닥 IPO시장 역시 지난해와 달리 바이오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1월 상장하는 기업은 엔비티, 선진뷰티사이언스, 모비릭스, 씨앤투스성진, 핑거 등인데 이 가운데 바이오기업은 없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주 장세가 펼쳐지면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대형주 수익률을 큰 폭으로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KH바텍, 아모텍, 위메이드, 에스엠, 세경하이테크, CJ프레시웨이 등을 코스닥에서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소외된 중소형주로 선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