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TCL까지 시제품 공개
LG전자 필두로 올해 롤러블폰 시장 열릴 듯
폴더블폰 대비 ‘주름’ 적어질 듯
기기 설계 안정성·내구성이 관건

LG전자 CES2021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LG 롤러블 이미지 / 사진=LG전자
LG전자 CES2021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LG 롤러블 이미지 / 사진=LG전자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새해 LG전자를 필두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롤러블 스마트폰 사업이 가세한다. 올해로 상용화된 지 1년이 지난 폴더블 스마트폰과 상품성을 겨루며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선 롤러블 스마트폰이 폴더블 스마트폰에 비해 화면 주름 문제에 대한 우려는 덜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내부 디스플레이를 잘 보호할 수 있는 부품 및 설계 안정성이 제품 성공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각) 개막한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21을 통해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 및 기술을 공개한 업체는 LG전자와 중국 TCL 등이다. TCL은 12일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롤러블 스마트폰 시제품 영상을 공개했다. TCL은 전세계 TV 시장에서 LG전자와 2위를 두고 경쟁하는 제조사다. 지난해부터는 5G 스마트폰 10시리즈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롤러블 스마트폰 역시 이 같은 사업 전략의 일환이다. 자회사 CSOT는 이에 발맞춰 플렉시블 OLE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TCL이 CES2021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롤러블 스마트폰 이미지 / 캡처=TCL 영상
TCL이 CES2021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롤러블 스마트폰 이미지 / 캡처=TCL 영상

LG전자는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두 차례 ‘LG 롤러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제품 외관이 드러나는 이미지 티저 영상을 공개한 건 이번이 두 번째인 만큼, 연내 출시 가능성이 높다. 앞서 중국 오포가 시연한 롤러블 스마트폰 ‘오포 X’ 시제품과 유사한 디자인으로, 가로축이 늘어나면서 6.8인치 화면에 7.4인치로 확대되는 구조다. LG전자가 시도하는 폼팩터 혁신인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자업계선 이르면 올 3월 출시를 예상한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신형 롤러블 스마트폰이 200만원대 중반 가격대에, 올해 최대 40만~50만대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초기 생산인만큼 높은 생산원가로 인해 가격대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에선 롤러블 스마트폰 전략을 두고 선두업체인 삼성전자가 선점한 폴더블 스마트폰에 응수하고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수요를 열기 위한 도전으로 풀이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자체를 휘는 건 문제가 안 되지만, 이를 보호하는 기술이 더 중요해 세트업체의 기술 역량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TCL이 공개한 시연 영상을 보면 앞서 오포가 시연한 롤러블 스마트폰과 달리 세로축이 확장되는 구조다. 화면을 두드리면 6.7인치에서 7.8인치로 늘어난다. 대화면을 강조한 갤럭시폴드보다는 디자인에 강점을 둔 갤럭시Z플립에 가까운 모습이다. 자회사 CSOT의 OLED 패널을 채용했다. 출시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주름’ 줄어도내구성‧사용성은 시험대

LG전자가 선보인 기술은 아직 ‘상소문’처럼 완전히 원형으로 돌돌 말리는 디스플레이가 아닌 패널이 구부러지는 구조다. 앞서 공개한 오포와 LG전자, TCL 모두 시제품의 정확한 곡률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련업계선 폴더블 스마트폰 보다는 곡률반경이 크기 때문에 화면 주름 문제가 비교적 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LG전자와 TCL이 공개한 시제품 영상에선 주름 없는 매끈한 화면이 강조됐다. 현재 상용화된 폴더블 스마트폰은 출시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장기 사용시 발생하는 주름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접는 부분의 국부적인 곡률반경은 롤러블 스마트폰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더 쉬운 기술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면서 “폴더블 스마트폰은 접히지 않는 부분을 지지기판을 적용하는 식으로 평평하게 만들 수 있지만 롤러블 스마트폰의 경우 면 기준으로 구부렸다가 펼쳐지는 부분에서 평탄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줘야 하는 기술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롤러블 스마트폰의 초기 내구성과 신뢰성이 흥행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 특히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모터 등 기구의 설계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외부 충격과 이물질로부터 디스플레이 내부 기판을 보호하는 부품 소재 선정도 중요 과제다. 올해 출시되는 초기 롤러블 스마트폰은 디스플레이를 보호하기 위한 커버윈도우 소재로 투명 폴리이미드(PI)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세대 갤럭시폴드에 투명PI 소재 커버윈도우를 탑재한 이후 지난해 출시된 신제품엔 심미감과 내구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초박형강화유리(UTG) 소재 커버윈도우를 탑재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모터 구동 부분에 있어 기구 설계 안정성과 함께 디스플레이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내구성이 중요하다”면서 “폴더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롤러블 스마트폰도 외부 충격이나 긁힘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패널 업체보다는 세트 업체가 커버윈도우 가공 등 기술 역량이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성 및 앱 활용도 관건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 화면 크기는 기존 상용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작을 가능성이 높다.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이 펼치기 전 화면 크기가 6.8인치, 펼치면 7.4인치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폴드2의 메인 디스플레이 크기(7.6인치)보다 다소 작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바(Bar)형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들로 하여금 롤러블 스마트폰의 다양한 활용처를 제공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일각에선 폼팩터 변화에 따른 애플리케이션과 플랫폼 확장이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롤러블 스마트폰은 화면이 늘어나면 구동되는 앱도 맞춰 최적화된 화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은 물론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 생태계 구축이 요구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LG 윙의 세컨드 스크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레이브, 픽토, 투비 등 파트너사와 협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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