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품질·고가요금제 불만, 증가세 발목 잡아
새해 보급형 5G 단말기 확대·중저가 요금제 출시 영향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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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새해 5G 가입자 증가세가 가파를 전망이다. 중저가 위주의 5G 신규 단말기 라인업 확대와 통신사 간 요금 경쟁으로 LTE보다 가입자 증가 속도 늦은 5G가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5G 통신서비스 가입자 수는 총 1093만2363명으로 집계됐다. 5G 상용화 이후 1년7개월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LTE(4G)가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하는데 1년 2개월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5G는 5개월이나 늦었다.

소비자들이 5G 품질과 고가요금제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 1000만 시대 ‘지각달성’의 원인으로 보인다. 일부 가입자들은 5G 요금제에 가입하고도 LTE 요금제로 변경하는 등 이탈 사례가 이어졌다. 

5G 가입자 증가는 지난해 연말에야 탄력을 받았다. 11월 가입자수는 전월 998만3978명과 비교해 94만8385명(9.5%)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8월 말 80만1017명을 뛰어넘는 수치로 5G 상용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통신사별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505만2111명 ▲KT 333만4752명 ▲LG유플러스 254만853명으로 나타났다.

◇ 5G 품질 불만, 5G 1000만 ‘지각달성’ 영향 미친 듯···LTE로 이탈하기도

5G 가입자 1000만명 ‘지각달성’에 품질 불만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과기정통부는 5G를 상용화하면서 5G 속도가 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20Gbps까지 나올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실제 속도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며 소비자 불만을 낳았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이통3사의 5G 평균 전송 속도는 다운로드 기준 690.47Mbps, 업로드 기준 63.32Mbps로 나타났다. 5개월 전 공개된 첫 5G 품질평가와 비교하면 다운로드 속도는 33.91Mbps 빨라졌지만 업로드 속도는 오히려 상반기(64.16Mbps) 때보다 느려졌다. 향상된 다운로드 속도 역시 LTE 대비 약 4.5배 빠른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5G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LTE보다 비싼 요금제는 5G 통신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에 불을 지폈다. 이 때문에 5G 품질 및 고가요금제에 대해 불만인 소비자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통화 품질이 괜찮은 LTE 요금제로 변경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알뜰폰 LTE 요금제로의 변경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기준 알뜰폰 LTE 가입자 수는 602만615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6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LTE 가입자 수가 68만983명 줄어 5325만2376명을 기록한 가운데 증가세를 기록한 셈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부터 지난해 6월까지 5G에서 LTE로 넘어간 가입자는 56만2656명이다. 당시 이통 3사 5G 전체가입자(865만8222명)의 6.5% 수준이다.

홍 의원은 “5G의 낮은 품질, 충분하지 않은 커버리지, 비싼 요금제에 질린 소비자들이 번거로운 절차를 뚫고 LTE로 돌아가고 있다”며 “통신사업자들은 5G 품질 향상과 이용자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신규 단말기 라인업 확대·통신사 저가요금제 출시, 가입자 순증폭 확대 전망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올해 5G 가입자 순증폭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중저가 보급형 단말기 출시 비중이 늘어나는 등 제조사들이 5G 단말기 라인업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갤럭시S21에 이어 상반기 내 갤럭시A32, 갤럭시A52, 갤럭시A72 등 5G 중저가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올해는 저가 모델까지 5G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시리즈를 비롯한 폴더블폰의 확산과 올해 첫선을 보일 LG전자의 롤러블폰 등 단말기 폼팩터 변화도 5G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원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통신사들이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 대응을 충분히 할 수 있게 됐다”며 “지난해 단말기 출시가 지연됐던 걸 비교하면 올해는 5G 단말기 확대로 LTE 단말기 선택폭이 더 줄어들 것으로 보여, 5G 가입자 수 증가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신규 요금제 출시 등 통신사 요금경쟁도 5G 증가세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5G 투자 초기에 몇조원의 투자비가 들어갔으니 고가 요금제 및 단말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어느정도 가입자가 확보되면 단말기와 요금제가 낮아지는 게 맞는 방향이다. 5G 3년차부턴 중저가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단말기 가격도 더 인하되면 5G 가입자 수 증가세는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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