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벤처스, 중고 명품 커머스 '엑스클로젯' 투자···성장세 보이는 트렌비·발란도 앞서 100억원대 시리즈B·시리즈A투자 유치
VC업계 "IT기술 도입해 명품 거래 진입장벽·정보 비대칭성 해소"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명품거래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벤처캐피털(VC)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명품 거래 플랫폼인 트렌비, 발란, 엑스클로젯은 최근 시리즈A 이상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VC업계는 IT기술을 활용해 기존 명품 거래 시장을 바꾸고,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한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1일 카카오벤처스는 중고 명품 온라인 커머스 엑스클로젯 운영사 세컨핸즈에 프리 시리즈 시리즈A 투자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라운드에는 카카오벤처스, 신한캐피탈, 씨엔티테크, 퓨처플레이가 참여했으며,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앞서 명품 구매 플랫폼 트렌비도 국내 온라인 명품 구매 플랫폼 중 가장 큰 투자를 받았다. 트렌비는 지난 7월 11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총 180억원의 누적 투자 금액을 기록했다. 트렌비는 2019년 뮤렉스파트너스,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70억원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도 2018년 스파크랩 등으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뒤, 1년 만에 100억원대 규모 시리즈A투자를 마무리했다. 발란은 유럽 현지의 명품 부티크와 공식 계약을 맺고 6000여개 브랜드, 약 70만개의 럭셔리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VC업계에서는 명품거래 플랫폼이 투자자에게 주목을 받는 이유를 ‘IT기술’로 꼽았다. 그동안 명품 구매 비율은 백화점이나 면세점에 치우쳐 있었다. 또한 명품 정보나 세일 소식 등을 쉽게 접하기 힘들었다. 최근 스타트업들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분석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명품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

일례로 트렌비는 AI 기반 검색엔진을 활용해 명품 상품 150만개를 찾아주고, 전세계 세일 정보를 보여주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트렌비는 국내 법인 외에도 상품소싱, 큐레이션, 정품검수 전문가들로 구성된 영국, 독일, 미국 법인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발란 최상위 명품 도매상과 직접 거래하는 유통 구조지만, 동시에 IT인프라 활용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맞춤형 구매를 지원한다. 엑스클로젯도 AI 딥러닝 기반의 상품 인식 기술과 자체 개발한 상품 밸류에이션 모델을 활용해 앱이나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명품의 진품 여부와 중고 매입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명품 플랫폼 스타트업들의 이용률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특히 1020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어나고, 접근성이 개선된 덕이다. 주요 온라인 명품 플랫폼 스타트업들에게 문의한 결과 올해 1~2분기 매출와 이용자 수 등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발란 관계자는 “현재 발란의 연간 누적방문자는 1000만명, 월간 누적방문자는 200만명 정도”라며 “올해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0%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트렌비 관계자는 “올해 2분기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면서 “특히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여름 세일이 시작된 6월과 7월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빠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VC업계는 명품 플랫폼 스타트업들이 신뢰도를 높이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전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품 거래 플랫폼들은 기술을 활용해 기존 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하고, 소비자들을 불러 모았다. 스타트업들이 대부분 IT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 중이기 때문에 명품 구매 인프라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면 가품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하는데, 신뢰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스타트업들만의) 방안도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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