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OK저축은행 1분기 순익, 업계 전체의 43% 차지
모바일 서비스 등으로 고객 모집 확대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로고. / 사진=각 사

대형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반면 중소 저축은행은 적자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업계의 ‘빈익빈 부익부’가 갈수록 심화한다는 분석이다.  

◇SBI·OK저축은행 순이익, 업계 전체의 43% 차지

2일 금융당국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316억원(86.57%) 증가했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395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222억원(128.32%) 늘었다. 

두 저축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업계 전체 순이익(2463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6%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에는 이 비중이 26%에 불과했다. 한 해 만에 두 저축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17%포인트 이상 오른 상황이다. 

두 은행을 제외하면 다른 중소 저축은행들의 순이익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업계 3위 저축은행인 웰컴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올해 1분기 271억원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억원(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페퍼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에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순손실(-17억원)을 봤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과 IBK저축은행은 순손실을 기록했고 JT, DB, 아주, 바로, KB저축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저축은행 총자산도 대형사로의 쏠림 현상이 커졌다.  1분기 저축은행 총자산은 78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SBI저축은행이 9조324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에서 11.93%를 차지했다. SBI저축은행 자산은 올해 말에는 10조원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OK저축은행 자산도 올해 1분기 7조3026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저축은행, 모바일 서비스로 고객 접근성↑

대형사 쏠림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수 고객들이 갈수록 대형 저축은행을 찾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BI저축은행의 거래자는 107만4760명으로 올해 100만명을 돌파했다. 뒤이어 OK저축은행은 68만5290명, 웰컴저축은행은 57만4880명을 기록했다. 3개 저축은행의 총 거래자는 전년 대비 44만명 증가했는데 업계 전체 증가 규모의 77%를 차지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대형 저축은행의 확대 정책에 힘을 못 쓰는 분위기다. 대구에서 자산 규모 1위인 참저축은행의 1분기 거래자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86명 줄었고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스마트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거래자수가 2291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저축은행일수록 시중은행과 같이 모바일 뱅킹을 통한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내놓으며 지역 기반을 탈피해 고객 모집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대로 낮춘 가운데서도 대형 저축은행들은 높은 이자를 주는 적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객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신한카드와 협업해 연 최고 6% 이자를 제공하는 자유적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상품은 SBI저축은행의 모바일뱅킹 ‘사이다뱅크’를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기본금리만 2.1%에 달해 일반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보다 이자가 높았다. 

6월 들어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파킹통장(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제공하는 자유입출금식 통장)’의 연 금리는 각각 1.7%, 1,8%를 유지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파킹통장은 출시 이후 6개월만에 고객 20만명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안전한 저축은행을 선호하다 보니 대형 저축은행을 찾는 분위기”라며 “특히 코로나19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저축은행에 적금 상품 문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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