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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아우디 전기차 ‘e-트론 배터리 독점공급’ 깨지나
  • 김도현 기자(ok_kd@sisajournal-e.com)
  • 승인 2020.05.2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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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헝가리 공장 수율문제···벨기에 이트론 생산라인 가동 일부 차질 빚어
배터리 수요 높아진 아우디, 공급선 다변화 추진···삼성SDI·CATL 등 유력
LG화학 “아우디와 맺었던 이트론 배터리 납품계약 원활이 이행 중”
아우디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  ‘e-트론(이트론)’. /사진=아우디
아우디 최초의 양산형 순수 전기차 ‘e-트론(이트론)’. /사진=아우디

LG화학의 아우디 최초의 순수전기차 ‘e-트론(이트론)’ 배터리 독점공급 체계가 깨질 상황에 놓이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LG 이외 다른 업체들이 이트론 배터리 탑재를 위해 물밑접촉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의 경우 LG화학의 배터리 생산차질로 감산을 펼친 바 있다. 사실 상 추가물량 확보에 실패한 셈인데, 급속도로 팽창할 전기차 시장에서 이 같은 전례가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트론은 2018년 ‘LA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된 아우디의 전기차 라인업 브랜드다. 지난해 11월 LG 오토쇼에서는 양산형 첫 모델인 ‘이트론 스포츠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당초 국내에서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아우디의 이트론이 시장에 나오면서, BMW의 ‘i’와 벤츠의 ‘EQ’ 등과 더불어 독일 3대 완성차 브랜드들 모두가 전기차 시장에 본격 뛰어든 꼴이 됐다. 비록 경쟁사들에 비해 양산형 전기차 출시가 가장 늦었으나 “심혈을 기울이느라 늦은 것 아니냐”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호평받고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점유율 상승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전체 전기차 수요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은 올 1분기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LG화학 점유율을 대폭 키운 모델들로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모델3’, 르노의 ‘조에’ 그리고 아우디의 이트론이 꼽혔다.

LG화학과 아우디의 배터리 파트너쉽은 2014년 시작됐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납품계약이 시작이었다. LG화학을 제외한 다른 배터리 업체들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지만, 아우디의 첫 순수전기차라는 상징성 있는 모델에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했을 정도로 양사의 기술적 신뢰도가 매우 높았다고 알려진다.

문제는 배터리 수급이었다. 이트론 출시로 아우디의 배터리 수요가 급증한 데 반해 LG화학의 배터리 셀 공급이 원활치 않았다.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생산된다. 해당 공장의 수율이 정상화되는 데 당초 예상치보다 오래 걸리게 됐고, 자연히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복수의 고객사 중 한 곳인 아우디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이유로 아우디는 올 1월 계획된 생산량을 하향조정 했다. 2월 말께는 이트론 공장가동을 일시 멈추기도 했다. 당시 아우디 측은 “코로나19 영향은 아니”라며 “부품사 중 한 곳의 문제”라고만 언급했다. 해당 부품사가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인지는 시사하지 않았으나 관련 업계에서는 LG화학 배터리 공급이 공장가동의 원인일 것이라 해석했다.

지난해부터 이 같은 문제가 지속되면서 아우디도 다른 배터리 업체들과 접촉을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트론 확대생산을 위해 아우디가 LG화학이 아닌 다른 업체들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위한 물밑협상을 진행해 왔다”고 귀띔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LG화학과 아우디 이트론 배터리 납품을 양분할 업체로는 삼성SDI와 CATL 등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매체들에 따르면, 이들 두 회사는 차세대 아우디-포르쉐 전기차 플랫폼 ‘프리미엄 플랫폼 일랙트릭’ 배터리 납품처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헝가리에, CATL은 독일에 각각 생산기지를 구축했거나, 구축을 준비 중이다. 배터리 납품에 상당히 용이한 위치다. 아우디는 현재 독일에 배터리 셀 공장을 준비 중이다. 납품받은 셀을 이곳에서 조립해 브뤼셀 등의 공장으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언론들도 차세대 플랫폼에 LG화학이 제외된 까닭으로 배터리 납품 과정에서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라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이트론 배터리 납품처가 추가된다 하더라도 LG화학이 당초 계약했던 납품량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기존 물량은 LG화학이 소화하고, 아우디 측이 원하는 추가분에 한해 다른 업체의 배터리가 사용된다는 의미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우디와 맺었던 이트론 배터리 납품계약을 원활이 이행 중”이라면서 “현재 공장 수율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계약에 차질을 빚는 일 또한 없을 전망이며, 납품 역시 계획대로 이어질 것이다”고 언급했다.

김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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