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호반건설 가로주택사업 잇단 수주···대우건설·대림산업도 진출 검토
일반 정비사업 축소되자 서울 도심지 내 소규모 정비사업장 위주로 ‘눈독’
규제 대폭 완화되면서 사업성 높아져···“사업 초창기인 만큼 신중하게 움직일 수도”

대형건설사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널비고 있다. 서울 도심지 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장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다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실적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 사진=시사저널e DB

대형건설사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일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비해 규제가 덜하고 서울 도심지 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장이 속속 나오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방안으로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나서면서 일감 확보를 위한 대형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는 모양새다.

소규모 주택 정비사업이란 노후 소규모 주택(면적 1만㎡ 미만, 200가구 미만 주택 대상)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소규모 재건축사업, 가로주택 정비사업, 자율주택 정비사업 등이 포함된다. 절차가 까다롭지 않고 공사 기간도 짧아, 대규모 개발이 힘든 노후 주거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도심지 내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 본격화···“실적 도움, 브랜드 홍보효과 기대”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서울 마포구 망원동 456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수주를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대우건설이 가로주택사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우건설은 합병을 결정한 푸르지오서비스·대우에스티·대우파워 등 3사 통합법인 출범 이후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대림산업과 SK건설 역시 서울 지역의 사업장들을 놓고 시공사 입찰에 참여할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과 호반건설은 이미 빠른 수주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사업비 400억원 규모 ‘장위뉴타운 11-2구역 가로주택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지하 1층∼지상 7층, 공동주택 167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2월 장위 15-1구역 가로주택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258-2일대에 지하 2~지상 15층, 3개동짜리 아파트 206가구로 신축하는 사업이다.

GS건설은 직접 사업에 나서지 않고, 자회사 ‘자이에스앤디’(자이S&D)를 등을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에 진출했다. 자이S&D는 2018년부터 주택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 사업규모가 크지 않은 중소형 단지를 주요 타깃으로 수주를 이어오고 있다. 자이에스앤디의 지난해 주요 수주 현황을 보면, 가로주택정비사업 3건과 자체사업 2건 등 공사비 1000억원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다수를 차지한다. 올해 들어서도 ‘수성동1가 가로주택정비사업’(1월·483억원), ‘대림동 990-80 도시형생활주택 및 근린생활시설 신축공사’(2월·312억원)를 잇따라 따내는 등 소규모 정비사업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반 정비사업 규제로 막히자 소규모 정비사업에 눈돌려···관련 규제 대폭 완화로 사업성 높아져

대형건설사들이 중·소건설사들의 텃밭이던 소규모 정비사업에 눈을 돌린 이유는 정부의 규제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시장이 위축되면서다. 현재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조원을 넘겼고, 롯데건설은 6632억원을 수주했다. 그 외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수주 실적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상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사업이 일반 재건축에 비해 수익성이 크지 않지만, 실적을 쌓을 수 있고 해당 브랜드를 알릴 수 있어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정비사업과 가로주택사업 사업 비교표 / 자료=국토교통부

최근 정부가 소규모 정비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해 사업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대형건설사들이 뛰어든 배경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소규모 정비사업의 용적률 상향 최소 조건을 공적임대 20%에서 10%로 완화했다. 여기에 소규모 정비사업장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면제된다. 또 용적률의 50%를 소형 공공임대로 기부채납 할 경우 용도지역이 상향되고, 층수 제한이 7층에서 15층으로 완화된다.

아울러 공공이 참여하고 공공임대를 10% 이상 공급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엔 주택도시기금 융자 금리를 연 1.5%에서 연 1.2%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8년 ‘소규모 주택정비법 특례법’ 시행으로 사업절차가 간소화되며 정비사업 기간은 대폭 단축(기존 8~9년→2~3년) 됐다. 이에 따라 실적을 빠르게 낼 수 있다는 점도 건설사들이 눈독 들이는 이유다.

다만 업계에서는 소규모 정비사업이 사업 초창기인 만큼 건설사들도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대폭 완화됐지만 이제 막 활성화 된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 대한 수익성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울러 용정률 상향 등을 위해선 공공사업자와 협의를 해야 하는 만큼 사업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두고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성이 얼마나 나오느냐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의 움직임도 지속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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