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백신 개발 가능성과 주요국 봉쇄령 해제 움직임에 상승세
발빠른 정책으로 향후 ‘V’자나 ‘U’자 회복 점치는 증권사들도 나와
백신 개발 실패와 코로나19 재확산 시, 증시 충격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관론이 가득했던 국내 증시에 최근 들어 낙관론이 힘을 받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데다 주요국들의 경제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까닭이다. 다만 백신 개발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경제 재개에 따른 재확산 우려, 미·중 분쟁 재점화 가능성도 있어 경계감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19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36포인트(2.08%) 오른 1977.47로 출발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1980.84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어느덧 2000선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보다 5.16포인트(0.75%) 오른 696.01로 개장한 뒤 700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19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36포인트(2.08%) 오른 1977.47로 출발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1980.84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어느덧 2000선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19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0.36포인트(2.08%) 오른 1977.47로 출발했다. 지수는 장중 한때 1980.84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어느덧 2000선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국내 증시의 이 같은 모습은 지난 3월만 하더라도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이른바 ‘V’자형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까닭이다. 코로나19 확산 충격 이후 실물 경제 부진에 따른 2차 급락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도 다수였다. 그러나 최근 반등이 지속되면서 코스닥 지수의 경우 지난 15일 장중에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강한 반등세와 함께 증시 낙관론도 힘을 받는 모양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인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렘데시비르’에 이어 췌장염 치료제인 ‘나파모스타트’,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백신 후보 물질이 코로나19 대항마로 연이어 조명을 받았다. 이 중 모더나는 1차 임상시험에서 참여자 45명 모두 항체가 생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18일(이하 현지 시간) 글로벌 증시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주요국들의 경제 재개 움직임도 증시 낙관론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사추세츠주가 지난 18일부터 경제 활동을 재개하면서 총 49개 주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령을 완화했다. 코로나19로 최악의 인명 피해를 본 이탈리아도 같은 날 사회·상업활동을 상당 부분을 정상화했고, 프랑스는 지난주부터 등교를 시행하는 등 봉쇄조치를 완화한 상태다. 

추가적인 경제 부양 기대감도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주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언론 출연을 통해 “실물경제 뒷받침을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 하겠다”며 유동성 공급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이번 주 연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여기에 공격적인 경기부양 정책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증권사들도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8일 ‘TAKE OFF THE BEAR MASK’라는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공격적인 정책이 실물충격과 신용위기 연결고리를 빠르게 차단했다. ‘V’자형 증시 반등이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 진정과 경제 활동 정상화를 전제로 현재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U’자형 경기 흐름”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비관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여서 실패나 개발 지연 가능성도 열려있기 때문이다. 또 주요국들의 경제 재개로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일어날 경우 증시에 다시 충격을 줄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밖에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싸움이 최근 재점화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신흥국에서는 코로나19에 대응하지 못해 경제 위기 직전에 처한 경우가 많고 선진국의 경우엔 경제 재개에 따른 재감염 사례가 이미 나오고 있다”며 “반등 이후 어느 정도 변곡점에 다다른 만큼 작은 악재에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 증시의 위험 요인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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