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마트 입점된 소상공인 매장은 사용 가능
생각보다 많은 사용처에 소비자들 긍정적···지원금 사용하며 장 보는 ‘연계 소비’ 기대감도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내 사진관 앞. / 사진=한다원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내 사진관 앞. / 사진=한다원 기자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사용할 수 없어 난감했는데, 생각보다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 긴급재난지원금을 유용하게 쓸 거 같다.”

30대 가정주부 김아무개씨는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선글라스를 샀다. 대형마트에 입점한 약국, 미용실, 안경점 등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매장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받은 소상공인에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긴급재난지원금이 13일부터 사용 가능하다. 이날 지원금은 앞서 11~12일 신청한 사람들에게 지급됐다.

이날 오후 1시30분, 기자는 서울 용산구와 중구에 위치한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방문했다. 사용 첫 날이라 혼선이 생길 수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현장에선 손쉽게 긴급재난지원금 결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매장 입구엔 사용 가능한 매장이 층별로 정리돼 있었다.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곳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라는 안내 문구를 부착해, 어느 곳에서 사용 가능한지 묻지 않아도 손쉽게 사용처를 찾을 수 있었다.

주부 이아무개씨(38)는 약국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영양제를 구매했다. 이씨는 “장보려고 마트에 왔는데 약국에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가 가능하다고 해 영양제를 샀다”면서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사용할 수 있어 남은 금액을 어디에 사용할지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는 “옷 수선한 비용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했다”면서 “긴급재난지원금 자체가 복잡하게 느껴졌는데 사용 가능한 곳을 더 찾아 봐야겠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이마트와 중구 롯데마트 매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가 층별로 정리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서울 용산구 이마트와 중구 롯데마트 매장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가 층별로 정리돼 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한 매장 입구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다. / 사진=한다원 기자
긴급재난지원금이 사용한 매장 입구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라는 안내 문구가 있었다. / 사진=한다원 기자

마트 내 소상공인 매장은 물론 프랜차이즈 점포에서도 지원금 사용이 가능했다. 이마트 내 입점된 이디야 매장 직원은 “오늘 오전만 10명정도가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했다”면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하려는 손님들이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지원금을 지급받은 시민들만 사용 가능한 매장을 알아본 것은 아니다. 아직 지원금을 받지 못한 시민들도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 계획을 세웠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사용처에 대한 정보 공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생 김아무개씨(28)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가능한 곳을 검색했는데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워 직접 방문했다”면서 “사용 가능한 곳을 정리해 가족들에게도 공유할 예정”이라고 했다.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된 대형마트 3사는 우회적으로 지원금을 홍보하고 있다. 마트에서 장 본 것은 지원금으로 결제할 수 없지만, 마트 내 입점된 소상공인 매장에선 사용할 수 있어서다.

이마트의 경우 전국 158개 이마트 및 트레이더스 점포에 입점한 2400여개 임대 매장 중 30%가량인 800여개 매장에서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롯데마트는 124개 매장에 있는 1444개 매장 중 절반가량인 795개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 홈플러스도 전국 140개 점포에 입점한 6000여개 임대 매장 중 1100여개에서 지원금을 쓸 수 있다.

아울러 대형마트 3사는 마트 내 매장을 방문하면서 마트도 들러 장을 보는 ‘연계 소비’도 기대하고 있다. 이태원 사태로 오프라인 매장에 손님들 방문이 잦아들고 있지만, 이번 긴급재난지원금을 통해 다시 소비심리 불씨를 살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마트 직원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하면서 장을 보는 경우가 있다”면서 “지원금으로 인해 마트에 방문하는 손님들이 늘어날 거 같다”고 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재난지원금 사용 기간이 8월말로 정해져 있어 기간 내 사용하기 위한 적극적인 소비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형 유통업체는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됐지만 연계소비를 염두해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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