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오너 대신 실무진 및 최고경영진 위주 적극 대응 공통점

2018년 7월 SK건설 등 4개 기업 컨소시엄이 시공 중인 라오스댐 사고로 대피중인 지역 주민들(왼쪽)과  LG화학 인도법인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부상 당한 여성을 주민들이 옮기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2018년 7월 SK건설 등 4개 기업 컨소시엄이 시공 중인 라오스댐 사고로 대피중인 지역 주민들(왼쪽)과 LG화학 인도법인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부상 당한 여성을 주민들이 옮기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LG화학의 인도법인 LG폴리머스인디아 가스 누출 사과와 관련, 2년 전 SK건설의 라오스 댐 사고가 비교되고 있다. 비슷한 듯 다른 대처방식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향후 여파 등을 고려할 때 사고 재발방지에 대한 기업들의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일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의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2명이고 수 천 명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년 전인 2018년 7월엔 수많은 사상자를 낸 SK건설 라오스 댐 사고가 있었다. 당시 SK건설은 한국서부발전, 태국 RATCH, 라오스 LHSE 등 4개 기업들과 컨소시엄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했다. 현지 생산 및 건설 현장에서의 문제로 현지에서 논란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해외에서 사상자를 낸 비슷한 사고가 2년 간격으로 생기면서 두 회사의 대처방식도 관심을 끌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SK건설과 LG화학의 사고에 대한 대처 방식은 비슷하지만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같은 점은 오너 대신 경영진들이 사태수습의 주체가 돼 적극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두 사고 사례를 보면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이 아닌 실무진 및 경영진들이 직접 사태 수습을 위해 현장으로 갔다. LG화학은 13일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부사장)을 단장으로 8명의 현장지원단을 인도에 급파했다. 당초 파견이 예상됐던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부회장)은 국내에 남아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일단 현장에서 급한 것이 사고원인 분석과 안전대책이어서 그 중심으로 (지원단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SK건설 역시 사고 직후 안재현 당시 SK건설 사장 등 직원들과 최광철 SK그룹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긴급구호단을 현지에 급파했다.

실무진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과 관련해 재계에선 적절한 처신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해당 사고들과 관련 오너들이 아닌 직접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는 대표들이 간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게 맞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세세하게 보면 두 회사의 대응은 약간 차이를 보이는 부분도 존재한다. 우선 오너의 움직임이다. 최태원 회장은 라오스 댐 사고가 터진 지 4일 만에 서울 한남동 주한 라오스대사관을 찾아 대사에게 위로를 전하고 구호성금 1000만 달러를 전달했다. 이와 달리 구광모 회장의 경우 LG화학 사고와 관련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진 않고 있다. 사고 피해규모 및 대응방식 차이 등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역시 해당 사고를 예의주시하고 사태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시간이 지나며 어떤 대응이 이뤄질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SK건설 라오스 사고의 경우를 비춰볼 때 LG화학 역시 만만치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은 해당 사고가 있었던 지 2년이 지났다. 허나 최근까지도 유엔 인권특별 보고관들이 관련 정부와 기업들이 피해지역에 실질적인 구제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LG화학 역시 현지에서 민형사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지시장에서의 대외이미지 등을 고려해 더욱 적극적인 초기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업들의 해외진출은 외교적 차원에서 보면 서로의 필요에 의한 관계이기 때문에 사고로 인해 영영 관계가 끊어지거나 할 것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다만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에 인명피해를 내는 사고와 관련해선 기업들 스스로 대외이미지 등을 생각해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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