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01개사에서 2019년 998개사로 소셜벤처 급증···여성·취약계층 고용 비중 커
“공공조달 및 자금지원 체계 아직까진 소셜벤처에게 어려워”···정부·기보 소셜벤처스퀘어 시행 계획

표=중소벤처기업부
/ 표=중소벤처기업부

국내 소셜벤처가 3년새 1000개 가까이 늘었다. 소셜벤처 80%는 기술기반업종으로 사회적문제와 함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20~30대 청년창업과 여성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유니콘 소셜벤처의 등장으로 현행 제도와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점에서 발표한 ‘2019 소셜벤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소셜벤처 기업수는 998개사다. 이는 2016년 말 601개사, 2017년 724개사에 비해 급증한 수치다.

소셜벤처는 20~30대가 대표인 기업이 43.1%에 달했다. 7년 이내 창업기업 비중은 79.1%이고, 그중 3년 이내 창업 기업이 46.3%에 달하는 등 젊은 기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했다. 소셜벤처는 최근 3년간 신규고용으로 일자리 3548명을 창출했다. 그중에서도 여성 고용 비율은 49.4%로 남성과 고용비율이 같았다. 장애인, 고령자 등 취약계층 고용 비율도 38%로 높게 조사됐다. 소셜벤처가 여성, 취약계층 고용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소셜벤처가 기술력이 떨어진다거나 사업성이 없다는 편견은 깨졌다. 2018년 기준 소셜벤처 평균 자산은 15억원이었다. 소셜벤처 54.2%는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술기반업종이 80.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연구개발(R&D) 조직‧인력 보유비율 51.4%, 지식재산권 보유기업 비율 65.9% 등 기술성과 혁신성을 함께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점에서 ‘2019 소셜벤처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점에서 ‘2019 소셜벤처 실태조사 결과' 발표와 현장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 “정부 돌봄포인트, 스타벅스에선 쓸 수 있는데 온라인 서비스에선 사용 못 해”

소셜벤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기업들은 자금지원이나 공공시장 조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임팩트투자사나 소셜벤처 액셀러레이터 등 중간투자자 부족, 소셜벤처 인식개선 등의 지적도 나왔다. 또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셜벤처기업들도 경영 타격을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소셜벤처들의 개성이 각자 독특한 것처럼 소셜벤처의 상품이나 서비스도 다양하다. 기존의 공공조달 방식은 형평성 측면에서 소셜벤처가 기존 회사들과 상대하기 힘들다”면서 “공공조달 시스템을 바꾸는 것보다는 소셜벤처들도 공공시장에서 검증받을 수 있는 조달 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고민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셜벤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유니콘 기업(상장 전 기업가지 1조원)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학을 하면서 수요가 늘어났다. 학원 문을 닫아 일자리를 잃으신 선생님도 많고, 최저시급을 드려야 하기 때문에 회사 수수료를 줄여 돌봄 서비스 이용 부담을 줄였다. 잠실에 있는 오프라인 공간에서 종일 돌봄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를 대비해 보건복지부가 1조 규모 돌봄포인트를 가정에 제공했다. 그런데 이 포인트는 째깍악어같은 온라인 서비스에서는 쓸 수 없다. 반대로 스타벅스에서는 (돌봄포인트를) 쓸 수 있다”며 “또한 아르바이트로 돌봄을 하는 선생님도 많아 4대보험에 잡히지 못해 째깍악어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궁극적으로 소셜벤처가 소셜이라는 단어를 떼야 한다. 소셜벤처는 창업을 할 때 사업성과 돈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 해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편적인 기술성과 시장성 추구와는 다르다”면서 “유니콘 소셜벤처가 나와서 시장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와 기술보증기금은 올해부터 소셜벤처 지원현황과 소셜벤처 전국지도와 온라인평가를 하는 시스템인 ‘소셜벤처 스퀘어’를 통해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소셜벤처스퀘어는 소셜벤처 자가진단, 소셜벤처 판별‧평가관리, 소셜벤처 지원사업, 소셜벤처 맵 등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다.

이날 소셜벤처 현장간담회에는 아이돌봄 서비스 째깍악어 김희정 대표, 숲 조성 서비스 트리플래닛 김형수 대표, AI기반 실시간 문자 통역 서비스 소리를보는통로 윤지현 대표, AI기반 지원순환 로봇 개발업체 수퍼빈 김정빈 대표, 해조류 추출물을 아용한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가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소셜벤처 전문 액셀러레이터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김정태 대표,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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