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P2P금융사 신용대출 증가폭 확대
제2금융권 대출심사 강화 전망···대안 대출처로 P2P금융 부상
“신용대출액 증가세 이어질 듯”

P2P금융사 누적 신용대출액 추이
P2P금융사 누적 신용대출액 추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P2P업계의 신용대출 증가폭이 가팔라지고 있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취약차주들이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자 대안 대출처로 P2P금융의 신용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29일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45개 회원사의 개인 및 법인 신용 누적대출액은 2659억821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월 말(2505억2634만원)보다 6.2% 증가한 규모다.

P2P업계 신용대출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가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은 지난해 12월 대비 증가폭이 3.6%였으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2월부터는 증가폭이 5.0%, 3월에는 6%대까지 커지면서 증가폭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로 급전이 필요해진 서민 및 영세자영업자들이 P2P금융을 대안 대출처로 이용하면서 신용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대부분의 취약차주는 은행과 같은 제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 때문에 신용카드사, 저축은행, 상호금융조합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최근 금융권에선 제2금융권 회사들이 대출 문턱을 높일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저신용·저소득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금융사들이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를 우려해 여신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한국은행이 지난 2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1분기 동향 및 2분기 전망)’에 따르면 비은행권 금융사의 올해 2분기(4~6월) 대출은 한층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권 금융사의 2분기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상호금융조합(-16), 상호저축은행(-15), 생명보험사(-9), 신용카드사(-6)로 대부분 1분기보다 하락했다.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한은이 금융사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로, 대출태도지수가 0보다 낮을수록 대출받기가 그만큼 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에 따르면 특히 농협, 새마을금고, 신협 등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의 대출이 가장 깐깐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제2금융권에서 신규 대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후에도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금융소비자들이 대안처로 P2P금융을 찾으면서 신용대출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P2P업체 관계자는 “중신용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자금 집행이 진행되고 있지만 은행권에서는 실행되는 속도가 더딘 단점이 있다”며 “반면 P2P신용대출은 언택트(untact·비대면) 서비스이면서 집행 속도가 신속하다 보니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약차주들이 P2P금융사에 몰린 영향이 있다”며 “한국은행 전망대로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올라간다면 이후에도 P2P업계 신용대출액 증가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