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기보, 코로나19 대응 4000억원 긴급보증 지원···AI 기술평가 등 온라인·비대면 디지털 보증 도입
박영선 “1세대 은행, 2세대 주식이 중심이었다면 3세대 기업은 투자 중심 될 것···디지털 경제 전환 돕겠다”

벤처‧창업 기업들의 투자금 유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전문기관이 특례보증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인공지능(AI) 기술‧기업평가와 비대면 전자약정 등 벤처 보증과 투자 과정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디지털 벤처투자 생태계를 통해 어느 환경에서도 유니콘(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얘기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기보)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 및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4대 과제 합동 브리핑을 진행했다. 정부는 창업‧벤처 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화 관련 4대 중점 과제를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극복 및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4대 과제. / 표=조현경 디자이너
코로나19 극복 및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4대 과제. / 표=조현경 디자이너

먼저 27일부터 창업·벤처기업 코로나 특례보증 4000억원 긴급 지원을 시작한다. 정부는 앞서 지난 8일 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특례보증안을 확정한 바 있다. 지원 대상은 창업 기업(창업 후 7년 이내) 또는 벤처 기업이다. 신속한 지원을 위해 온라인 신청 등 무방문으로 진행되는데, 기업은행 및 신한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경우 대출심사도 온라인·무방문으로 진행할 수 있다.

기존 보증과 무관하게 지원되며, 폭넓은 지원을 위해 보증금액 5000만원까지는 코로나19 패스트 평가 모형을 적용하는 등 심사 기준을 완화한다. 향후 1년간 전체 고용유지를 약속하는 기업에게는 보증한도가 최대 3억원까지 확대된다. 코로나19 패스트 평가 모형은 평가 항목을 33개에서 10개로 대폭 축소한 약식 평가다.

또한 인공지능(AI)이 기술평가에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기술가치평가와 기업평가 두 가지 방식에 모두 AI가 적용된다.

기보는 특허·연구개발(R&D) 기반 우수 기술기업이 기술가치에 맞는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특허의 등급이나 가치금액을 AI가 산출하는 특허자동평가시스템(KPAS Ⅰ‧Ⅱ)을 전면 도입한다. 특히 가치금액을 산출하는 KPAS Ⅱ는 이번에 새롭게 개발돼 내부 검증을 완료했으며, 수익 접근 방식을 통해 특허가치를 금액으로 자동 환산한다.

기술가치평가(KIBOT)는 기업평가 AI다. KIBOT은 기보가 축적한 평가 데이터 30만여개를 학습해 기업 평가등급을 자동으로 산출한다. 기보는 연내에 KIBOT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내부 테스트를 거치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 기업진단 등 업무에 도입한다.

기보 내부에서만 활용되던 평가 데이터와 평가 시스템(KPAS, KIBOT)을 은행·벤처캐피탈(VC) 등 유관 기관과도 연결해 우수 기술기업에 대한 대출이나 투자 유치가 더 활성화되도록 유도한다.

먼저 공동 활용을 희망하는 은행들과 상반기 중에 협약을 맺고 평가정보 제공, 평가 시스템 공동 활용에 나선다. 또한 KPAS를 활용한 ‘IP벤처 특별보증’ 신설도 논의한다. 벤처캐피탈의 경우 VC협회, KVIC으로부터 우수 VC를 추천받아 ‘기보 VC파트너스’를 구성한다. 파트너스들에게는 기보 투자기업 정보 등 평가정보를 제공하고, 파트너스 투자에 1대1까지 매칭되는 ‘투자-보증 레버리지 프로그램’도 연계할 예정이다.

그밖에도 마지막으로 기보의 비대면·온라인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그동안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던 기술평가 결과를 기업들에게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지난 7일부터는 유사 기업 대비 강·약점 진단 등 기업분석정보, 보유 기술에 대한 평가정보, 맞춤형 기술이전 추천 정보 등을 제공하는 기술평가 종합포털이 시범서비스 중이다.

전자약정 플랫폼도 연내에 전면 구축한다. 전자약정 플랫폼이 도입되면 기존에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던 보증 업무들을 온라인·모바일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며, 만기 연장 등 일부 업무는 완전 비대면으로 전환하게 된다. 기업들의 보증 제도에 대한 이해도·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챗봇’도 도입한다. 우선 하반기 중에는 기업 특징에 따라 최적의 보증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 실시한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경기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15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월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한 결과, 5월 업황 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전월에 비해 0.6p(포인트), 전년 동월에 비해 27.6p 하락한 60.0에 머물렀다.

이에 정부는 창업 기업과 벤처 기업들의 투자 환경을 디지털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디지털과 비대면 생태계를 통해 투자 흐름을 개선하고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4대 과제 합동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 4대 과제 합동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이날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1세대 기업은 은행 대출자금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2세대 기업은 주식 상장을 통해 규모를 키웠다”면서 “3세대 혁신기업은 벤처캐피탈등의 투자로 성장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자리 잡으면서 투자 환경도 디지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위기와 함께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경제,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언택트 경제가 부상할 것”이라며 “유망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를 유치해 유니콘 기업으로 스케일업하는 여건을 조성하려면 기업평가 방식에도 AI·빅데이터 등 스마트를 입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장관은 “기보는 보증 관련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기관”이라면서 “중기부는 기조의 평가 역량을 벤처캐피탈 등 다른 기관과 연결해 스마트 투자나 스마트 기업공개(IPO)등을 추진하겠다. 기보의 AI 기술평가 등이 세계 기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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