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소비 패턴 강화···앞으로 시장 더 확대 전망
1~3월 거래액 꾸준히 증가한 쿠팡·네이버···판매자 확보·배송 등 경쟁 심화
롯데 계열사 통합앱 롯데ON 출범으로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 목표
이마트도 향후 3년간 SSG닷컴에 1조3118억원 투자 계획

/사진=쿠팡, 네이버 앱 구동 화면.
/ 사진=쿠팡, 네이버 앱 구동 화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에게 그간 희미했던 개인 간 거리에 대해 분명한 인식을 심었다. 정부에서 지정한 공식적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우리는 지난 3개월 동안 체화한 사회적 거리를 인지하며 지낼 것이다. 코로나19로 야기된 경제 위기의 대부분은 이 ‘거리’로부터 온다. 모르는 사람과 언제든 스칠 수 있는 공공장소의 대안을 찾는 일은 앞으로 또다시 닥칠지도 모르는 감염병 상황의 필연일 것이다. 지난 1~3월 나타난 온라인쇼핑의 성장 역시 예측 가능한 활황이었다. 

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9618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4.5%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8조1436억원으로 31.1%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같은 결과를 내놨다. 산업부가 집계한 2월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은 오프라인 부문이 7.5% 감소한 반면, 온라인 부문은 34.3%로 크게 성장했다. 이 34.4%라는 숫자는 지난 2016년 6월 산업부가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대한 통계 개편 이후 온라인 부분에서 나타난 최대 증가폭이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서 코로나19는 역시나 촉매제 역할을 한다. 코로나19는 원래도 온라인쇼핑을 즐겨하던 MZ세대의 소비 패턴을 강화했고, 그 외 새로운 세대를 온라인쇼핑으로 유입시켰다. 

모든 지표에서도 그 성장세는 뚜렷이 관찰된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이 조사한 1~3월 주요 인터넷쇼핑 결제금액 자료를 살펴보면 쿠팡의 결제금액은 1월 1.44조원에서 2월 1.63조원, 3월은 1.77조원으로 점증했다. 쿠팡뿐 아니라 이베이코리아에서도 1월부터 3월까지 1.26조원, 1.44조원, 1.53조원 등으로 거래액이 늘어났다. 

쿠팡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네이버도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네이버의 1분기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은 전년 대비 56% 늘어났다. 올해 월간 800~900만명대였던 이용자 수는 3월 1000만명까지 증가했다. 특히 20대와 40대 구매자가 증가했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스마트스토어 역시 3월에만 3만7000여개가 개설됐다. 

코로나 이후에도 온라인 시장은 계속 큰다. 경쟁 양상 역시 업계 리더 격인 쿠팡과 네이버의 행보에 달렸다. 쿠팡은 향후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해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모델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재 하고 있는 직매입 로켓배송뿐 아니라 쿠팡 입점 셀러를 늘려 상품 수와 가격 경쟁력을 챙기겠다는 전략이다. 이로써 쿠팡은 거래금액을 올리고, 수수료 수익도 챙기며, 향후 셀러를 대상으로 하는 풀필먼트 서비스에서 이윤도 챙기고, 네이버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2020년도 쿠팡은 택배 단가 하락 및 오픈마켓(플랫폼 비즈니스) 강화에 초점을 둘 것으로 예상한다. 쿠팡은 단독 플랫폼 중 시장점유율 1위이기 때문에 플랫폼 강화를 통한 손익 개선 및 거래금액 증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라이브를 들고 나왔다. 오프라인 판매자들이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는 기능이다. 지난 23일 컨퍼런스콜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 상반기 안으로 32만명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라이브 커머스에 나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점차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마트스토어 및 브랜드스토어 셀러들이 CJ대한통운 등 풀필먼트 서비스에 가입하게 되면 배송 면에서도 강점을 갖게 된다. 

◇ 롯데온 경쟁력은? 

쿠팡과 네이버 등 IT(정보기술) 기반 커머스 업체들이 약진하는 사이 전통 유통기업들도 변화하고 있다. 사업 역점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28일 롯데의 7개 계열사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롯데온(롯데ON)을 출범한다. 롯데는 롯데온을 롯데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에서만 20조원을 기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온은 쿠팡과 네이버가 하는 건 일단 한다. 롯데온의 e마켓플레이스는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와 쿠팡의 플랫폼 비즈니스와 같다.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도 들어간다. 

다만 쿠팡과 네이버에는 없는 서비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바로배송이다. 롯데온이 롯데마트와 협업한 ‘바로배송’ 서비스의 경우, 주문 후 1시간에서 1시간30분 내로 주문한 상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퀵 배송 형태의 즉시배송도 한다. 그러나 이런 즉시배송은 이미 배달의민족의 B마트, 요기요와 편의점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서비스다. 가격과 배송 커버리지만이 롯데온과 B마트 간 차이점이다. 롯데온이 시작하는 새벽배송도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이 수년 전에 이미 시작한 바 있다. 역시나 기존 사업자와의 차이점은 가격과 배송 커버리지일 것이다. 

그렇다면 가격에서 큰 강점을 가질까. 롯데는 27일 롯데온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가격에서 출혈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결국 롯데온의 강점은 배송 권역이다. 여타 업체는 배송을 위해 전국 곳곳에 물류센터를 지어야 하지만, 이미 대다수 지역에 매장을 갖고 있는 롯데는 그럴 필요가 없다. 기존 점포 활용도가 롯데온의 성패를 가르는 키인 셈이다. 

롯데온보다 1년 앞서 온라인 통합몰 SSG닷컴을 출범한 이마트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SSG닷컴에 1조3118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이마트에 들어가는 투자금(1조3111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이마트는 SSG닷컴에 해당 금액을 들여 물류시설 확충을 통한 유통환경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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