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전체 유통업태 매출구성비 온라인 대 오프라인 1:1···과반 비율 차지했던 과거와 대비
점포 정리도 가속화···매출 안 나오는 점포 정리하고, 기존 점포는 온라인 배송 거점으로 변화

대형마트의 매출 감소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퍼지기 이전부터 뚜렷했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사야 할 물건들을 온라인으로 주문했다. 전날 시키면 오늘 왔고, 오늘 시켜도 오늘 왔다. 대형마트에 갈 필요가 없었다. 위기감지가 빠른 대형마트들은 배송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내놨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하자 대형마트에 방문해야 할 유인은 더욱 줄었다. 온라인 식료품 배송을 이용했던 사람은 또 이용했고, 이용하지 않았던 사람도 새로 이용하게 됐다. 기존 소비 패턴은 강화됐고 새로운 소비자의 유입도 늘어난 것이다. 대형마트들은 살아남기 위해 배송 경쟁에 더욱 치열하게 임하게 됐다. 대형마트의 미래를 온라인에서 찾게 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숫자가 단적으로 보여준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가 28일 발표한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2020년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온라인 부문(16.9%)이 성장했으나, 오프라인 부문(△17.6%)이 감소하며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월 대비 3.3% 감소했다. 

오프라인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외출자체, 다중이용시설 기피, 개학 연기 등에 따른 관련 수요 감소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17.6%이라는 숫자는 2016년 6월 통계개편 이후 집계된 가장 높은 오프라인 부문 감소폭이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대형마트가 -13.8%, 백화점이 -40.3%, 편의점이 -2.7%, SSM(기업형수퍼마켓)이 5.5%로 오프라인 업태 중 SSM만이 플러스 성장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모두 합친 국내 전체 유통업태 매출 구성비에서도 오프라인 업태가 그간 유지해온 과반을 빼앗겼다.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였던 2월 온라인 대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49대 51로 오프라인 업태 매출이 온라인을 근소하게 앞섰지만, 3월에는 이 비율이 정확히 50대 50이 됐다. 과거의 영광을 살펴보면 1년 전인 2019년 3월만 해도 온라인 대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41.3 대 58.7로 오프라인 업태가 온라인을 앞섰다. 

오프라인 업태 중에서도 덩치가 큰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부진이 눈에 띈다. 2019년 3월 기준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20.1%를 차지하던 대형마트는 이달 17.9%로 존재감이 줄었다. 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구성비가 18.2%에서 11.2%로 한 해 동안 7%p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비효율 점포에 대한 폐점도 가속화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우선 운영 효율성과 수익선 개선을 위해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개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라고 지난 2월 밝혔다. 특히나 마트와 슈퍼를 중심으로 향후 3~5년 간 순차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그 중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15개 점포의 문을 닫는다. 

대신 기존 매장은 온라인 배송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는다. 기존 점포를 오프라인 매출뿐 아니라, 온라인 매출을 일으키는 배송 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롯데는 28일 오픈하는 계열사 온라인 통합몰인 롯데온(롯데ON)의 배송 거점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잡았다. 소비자는 롯데마트 풀필먼트 스토어와 롯데백화점의 바로배송, 슈퍼의 새벽배송을 포함해, 롯데그룹 내 7000여개 매장의 ‘스마트 픽’ 서비스 중 원하는 배송 형태를 선택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함안 상온물류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로써 홈플러스는 기존 함안과 밀양으로 양분돼 있던 물류업무를 함안 한 곳으로 통합 운영하게 됐다. 이로써 경상남북도와 호남 일부 지역까지 총 114개(하이퍼 42개, 익스프레스 72개) 점포에 상품을 공급하게 된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송을 각 할인점과 익스프레스 각 점포에서 나가기 때문에 점포의 재고 관리가 중요하다. 

이마트는 이미 각 매장을 온라인 P.P(피킹 앤 패킹) 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에 향후 3년 간 1조 3118억원을 투자한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창고형 매장인 트레이더스 출점에 집중한다. 1~3월 할인점 기존점 신장률이 -2.4% 후퇴한 데 반해 트레이더스는 같은 기간 7.1% 성장했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스타필드 안성점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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