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이용 비율 61.7%로 여전히 높아
카카오톡 내 서비스와 연동

자료=카카오
자료=카카오

카카오가 이메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카카오메일 모바일 버전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PC 버전도 내놨다. 카카오메일이 국민 메신저로 자리 잡은 카카오톡에 힘입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톡 내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카카오메일 베타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메일은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더보기탭의 ‘메일’ 버튼을 통해 신규 메일 주소를 생성할 수 있다. 메일 수발신, 대용량 파일 첨부 등의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관심 친구로부터 메일을 수신할 때 카카오톡 채널 ‘죠르디’를 통해 알림을 받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PC 버전도 출시했다. 특히 기존 모바일 버전에서 제공하지 않았던 ▲메일함 생성 ▲스팸 차단 상세 설정 ▲메일 목록 화면 보기 옵션 등의 개인별 맞춤 설정 ▲주소록 가져오기/내보내기 ▲외부 메일 가져오기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아울러 오는 20일부터는 챗봇 기능과 함께 메일 본문 내용 일부 확인 및 간단한 답장 보내기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 2030 이메일 소통 비중 높아

모바일 시대가 열렸지만 이메일은 여전히 높은 이용률을 자랑한다. 이 시장 대부분은 네이버가 차지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점유율을 기반으로 과거 한메일이 가졌던 이메일 시장 선두 자리를 노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2월 발표한 ‘2019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6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중 최근 1년 이내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의 비율은 61.7%로 조사됐다. 특히 20대 이용률은 96.4%에 달했으며, 30대 이용률도 92.3%로 집계됐다.

이메일은 과거 PC·모바일 메신저가 등장하기 전 대표적인 소통 수단이었다. 특히 다음의 한메일(현 다음메일)은 2000년대 초반 점유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한메일은 섣부른 유료화 탓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빠르게 몰락했다.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는 다음메일이 존재하는 가운데 카카오메일을 새롭게 선보였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결합한 카카오메일을 통해 과거 한메일 이상의 흥행을 노리겠다는 포부다. 특히 카카오는 카카오메일 신규 계정을 생성할 때 다음 아이디를 통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다음메일 이용자들을 카카오메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메일 PC 버전 출시로 인해 카카오메일로 넘어오는 이용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모바일 버전만 존재할 때는 업무 관련 메일을 작성하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PC 버전을 통해 손쉽게 업무 관련 메일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별도의 앱 없이 평소 카카오톡 대화를 확인하며, 동시에 이메일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카카오톡 서랍·캘린더 등 서비스와 연계 계획

카카오측은 향후 카카오톡 내 다양한 기능과 메일의 연계도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서비스 출시 후 PC 버전 추가 도입에 대한 이용자들의 문의와 요구가 꾸준히 이어져 온 것을 감안해 다양한 신규 기능들과 함께 선보이게 된 것”이라며 “카카오메일이 보유한 기본 기능들과 더불어 카카오톡 내 서랍·캘린더 등 도구형 서비스들과의 긴밀한 연계성을 통해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 역시 이번 카카오메일 탑재를 통해 만능 플랫폼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궁극적인 목표는 카카오톡을 만능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카카오톡을 통해 모든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겠단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다음카카오 출범 당시, 카카오는 합병 후 나아갈 방향으로 ‘새로운 연결, 새로운 세상(Connect Everything)’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난 2017년 임지훈 당시 카카오 대표도 “카카오는 ‘커넥트 에브리씽(Connect Everything)’이라는 비전에 따라 이용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연결하고 있다”며 “카카오톡에서 구매·배달 등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만능 플랫폼 진화를 천명했고 이를 하나씩 이루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많은 업무에서 이메일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구매력이 큰 20~30대의 이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카카오톡과의 자연스러운 연계를 위해서는 기존 다음메일 대신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이메일 서비스가 필요했을 것이다. 향후 카카오톡 내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가 된다면 카카오메일의 시장점유율은 급속히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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