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경제위기 장기화 전망
하나금융경영연구소, 5월 정상화 예상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늘어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에 항공기들이 늘어서 있다. /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경제 회복시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 여러 경제 연구 기관에서 경제 회복 시기를 전망하고 있지만 각기 상당한 견해차가 나타난다. 코로나19의 종식 시기에 따라 경제 회복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먼저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2일 ‘주요 경제위기와 현재 위기의 차이점과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경연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여진’이 계속되면서 획기적인 정책전환 없이는 현재의 감염위기 상황이 종식된다 하더라도 심각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한국경제 기초 체력이 약화돼 위기의 충격이 매우 크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회복기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한국 경제 체력이 약화됐기 때문에 여파가 더 크다는 의미다.

이처럼 한경연이 매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을 데 반해 바로 다음날인 13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긍정적인 전망을 발표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발간하고 중국의 사례를 고려했을 때 최선의 경우 한국 경제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중국이 격리 정책 이후 한 달이 지나면서 확진자 증가세 정점을 찍고 이후 1∼2개월 정도가 지나 정상화한 것을 참고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다음 달부터는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음 달이면 코로나19의 완벽한 종식은 아니더라도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내수 비중이 큰 유통업의 경우 3분기 이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프라인 개학이 되면 교육업도 금방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국제적인 영향을 크게 받는 항공업과 관광‧숙박업의 경우 내년이 돼야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상반된 결과는 코로나19의 위세를 예단하는 시각차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는 분석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 전망치가 많이 다른 이유는 코로나19라는 변수를 어떻게 상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연구기관들은 경제를 더 비관적으로 볼 수밖에 없고 금방 종식된다고 보는 쪽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가 이미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정확한 전망은 쉽지 않다. 그래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갖고 전망하게 된다”며 “다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19가 종식이 되더라도 내수에 기반한 유통 및 서비스업은 바로 반등하겠지만 외수에 해당하는 항공‧여행업은 회복이 가장 더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반 소비자들은 비관적인 전망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가 12일 발간한 소비자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28~29일 18세 이상 한국인 소비자 600명의 61%는 경제 충격이 6~12개월 또는 그 이상 오래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나 저성장이 올 것이라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상당수는 이미 소득이나 소비 등 개인적인 경제 생활에 영향을 받고 있었다. 지난 2주간 가계 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자는 46%에 달했다. ‘현재의 상황에 비춰볼 때 소비 지출에 주의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51%로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본인과 가족의 재정 상태에 2개월 넘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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