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푸르덴셜생명, 생보업계 순익 6위 알짜 매물
신한과의 순익 격차 1000억대로 좁힐 예정

(왼쪽)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왼쪽)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 사진=시사저널e

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확정했다. KB금융이 알짜 생명보험사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을 품에 안으면서 올해 리딩금융그룹 탈환을 위한 신한금융지주와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KB금융은 10일 이사회를 열고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 및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결의하고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B금융에 따르면 푸르덴셜은 지난 3월19일 본 입찰 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재입찰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이후 추가적인 자료 제공과 함께 SPA협상을 동시에 진행해 이날 최종적으로 KB금융을 인수자로 선정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보험 주식 1500만주(100%)를 현금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취득금액은 2조2650억원이다. 여기에 거래 종결일까지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750억원)을 합산해 지급한다. 

KB금융은 지난 1분기 후순위채 발행과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자금조달을 통해 이번 인수 후에도 타사 대비 높은 BIS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BIS비율은 14.5%를 기록했다. 하나금융(13.95%) 신한금융(13.90%)보다 높은 수준이다. 

KB금융은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KB금융은 2014년 KB캐피탈(구(舊)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시작으로 2015년 KB손해보험(舊 LIG손해보험), 2016년 KB증권(舊 현대증권) 등 대형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올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통해 균형있는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이 생보업계 최고 수준인 지급여력비율(지난해 말 425% 기록)과 안정적 이익 창출력, 우수설계사 등을 보유한 ‘알짜 매물’이라고 평가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임직원 600여명과 전속보험설계사 2000여명 등을 보유 중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게 되면서 앞으로 KB금융을 거래하는 고객들이 양질의 보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B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의 내재가치가 국내 최상급 수준이며 최근 악화된 시장환경 속에서도 타사 대비 안정적인 생명보험업 역량을 갖추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과의 순익 경쟁 더 치열해진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생명보험 부문 이익이 대폭 증가하게 됐다. 

푸르덴셜생명은 자산 규모 21조원으로 업계 11위, 순이익 기준으로는 업계 6위에 해당하는 알짜 보험사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의 당기순이익은 1400억원을 기록했다. KB생명보험(160억원)보다 10배 가량 큰 규모다.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 단순 합산으로도 KB금융의 생보사 자산은 30조원을 넘는다. 오렌지라이프 총자산(33조7400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커진다. 순이익도 1500억원대로 커질 수 있다. 

지난해 말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3조6423억원으로 KB금융(3조3131억원)보다 3291억원 앞섰다.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이 달성한 당기순이익이 KB금융 실적에 더해지면 신한과 KB금융과의 순익 차이는 1000억원대로 좁혀진다. 

이런 이유로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적절한 타이밍에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윤종규 KB회장도 지난달 20일 주주총회에서 “보험의 수요가 있고 괜찮은 비즈니스”며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초체력이 탄탄한 회사에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푸르덴셜 인수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도 K-ICS(현 지급여력제도)가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임에 따라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보유한 생보사의 경우 지금보다 기업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최고의 자본적정성과 우수 인력을 보유한 푸르덴셜생명과 KB금융의 화학적 결합을 통해 3500여만명 고객에게 든든한 우산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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