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장기전에 대한 태도 변화···지난달 기자회견에선 “임시 주총 생각 안 한다”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한진그룹 본사. / 사진=연합뉴스

3자연합(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이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두고 장기전을 예고했다. 3자연합 측은 서울지방법원에 신청한 가처분 2건이 기각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4일 서울지방법원은 지난 3일 반도건설이 지난해 주주명부 폐쇄 전 취득한 한진칼 주식 485만2000주(8.28%)에 대한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지난 12일 KCGI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가 제기한 ‘대한항공 자가보험과 대한항공 사우회 등 지분 3.7%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소송 역시 기각했다.

2건은 오는 27일 한진칼 주총에서 펼쳐질 경영권 분쟁의 핵심 변수였다. 법원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 주총에서의 지분 싸움은 한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3자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이 유효한 지분을 기준으로 31.98%를 확보했으나 이번 법원의 판단으로 반도건설 지분이 5%로 떨어지면서 총 28.78%에 그치게 됐다. 반면 조원태 측은 우호세력으로 평가 받는 대한항공 자가보험 등의 지분을 지켜 내면서 총 37.49%(특수관계인·델타항공·카카오·GS칼텍스·대한항공 자가보험 및 사우회)의 지분을 유지하게 됐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 이후 3자연합 측은 입장문을 통해 “향후 본안소송 등을 통해 계속 부당한 부분을 다투고자 한다”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이미 최악의 법원 결정까지도 고려하여 금번 주총을 준비해 온 만큼, 저희가 준비한 그대로 금번 주총에서는 물론 향후 주총 이후에도 끝까지 한진그룹의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장기전을 예고한 것이다. 당초 3자연합 측은 임시주총 등 장기전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지난달 강성부 KCGI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임시 주주총회 생각 안 하고 있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지분 확보와 함께 업계를 중심으로 반도건설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장기전을 계획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다. 3자연합 측은 “긴 안목과 호흡으로 한진그룹을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하고 정상화의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새로운 경영진을 통해 한진그룹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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