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65인치 롤러블 TV, 하반기 75인치 등 마이크로LED TV 출시
까다로운 차세대 공정에 저조한 수율 올리기 '관건'

삼성전자 더 월 292형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더 월 292형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가정용 마이크로LED TV와 LG전자 롤러블 TV가 올해 초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처음으로 격돌하게 될 전망이다. LG전자 롤러블TV가 올 상반기 먼저 나오고 삼성전자 마이크로LED TV가 하반기 가정용 시장에서 맞대응한다. 마이크로LED와 롤러블TV는 초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각각 양사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시장의 주목도가 컸지만 양산 어려움으로 출시 시기는 계속 미뤄져왔다.  

1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초기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선 본격적인 생산라인 투자에 앞서 올해 시범 양산 설비를 우선 구축하는 초기 투자가 선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마이크로LED 생산능력은 연간 1000대 미만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조 단위 규모의 본격적인 투자에 앞서 올해 3000억~4000억원 수준의 테스트라인 설비 투자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대량 양산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 물량을 만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가정용 TV로 마이크로LED 사업 보폭을 넓힐 계획이다. 이같은 목표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룩 행사에서 75·88·93·110인치  가정용 마이크로LED TV 제품군 4종을 공개했다. 올 하반기 유럽, 북미, 중동 등에 출시한다. 신제품은 앞서 선보인 상업용 디스플레이 모듈 ‘더 월’과는 달리 ‘가정용’을 표방한다. B2B가 아닌 B2C를 공략하는만큼 대량 양산 체제가 필요하다. 

다만 업계선 마이크로LED의 대중화는 생산능력에 앞서 전사 공정의 수율에 달려있다고 본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초소형 LED 칩을 기판에 하나하나 박아 만들어진다. 4K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만든다면 약 2500만개 LED 칩을 기판에 옮겨 붙여야 한다. 이 공정에서 수율이 99%라면 약 25만개 가량 화소에 불량이 날 수 있다는 소리다. 양품이 되기 어렵다. 전사 속도도 중요하다. 장비업계선 기존 산업용 로봇방식이 아닌 정전기, 레이저 등을 활용하는 새로운 프린팅 기술을 연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올해 신제품이 형성할 시장 규모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둘째치고 생산이 적어 제품별 두자릿수 이상 팔릴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CES2020에서 전시된 LG전자 롤러블 TV/ 사진=LG전자
지난 CES2020에 전시된 LG전자 롤러블 TV/ 사진=LG전자

 

이에 앞서 올 상반기엔 LG전자가 1년 가량 출시가 밀린 롤러블 TV를 출시한다. 출시 시점이 연기된 점을 두고 업계선 신제품의 디스플레이 패널 양산 과정에서 수율이 발목을 잡았다고 분석한다. 돌돌 말리는 롤러블 TV는 기존 TV와 달리 패널 안에 채용된 소재 및 부품이 함께 말려야 한다. 

LG전자는 신제품 개발 단계부터 필름 소재보다 유리 소재 기판 채용에 무게를 두고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65인치 롤러블 TV 곡률은 50R 수준이다. 갤럭시폴드의 곡률 수준인 1.5R보다 훨씬 완만하다. 폴더블 스마트폰처럼 접힐 필요가 없다. 여기에 자주 떨어뜨리는 스마트폰과는 달리 TV라 외부 충격에 대한 노출도 적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리 업체가 가공해 공급 중인 것으로 안다"며 "스마트폰용 초박형 유리와 달리 TV와 같은 대면적 제품의 경우 유리 가공 과정에서 전체 균일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양사 신제품은 형태는 다르지만 수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 공통다. 일각에선 ’공예품‘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 때문에 초고가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씨넷 등 일부 외신은 LG 롤러블 TV 가격이 약 6만달러(약 7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TV의 재료 비용만 약 4900달러(약 570만원) 수준이다. 당분간 1억원대를 호가할 것이란 것이 업계 시각이다. 

시장에선 아직까지 양사 신제품이 대중적 소비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TV 시장 선점, 수익성, 양산 이력 등을 통한 기술 향상 등을 이유로 이 같은 첨단 디스플레이 TV를 내놓는 것으로 분석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제적으로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여주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며 “롤러블 TV의 경우 올해 시장 규모는 미미하지만 향후 가격이 점차 합리화하면서 주요 제품군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을 선점하는 브랜드 상징성이 직접 매출로 이어진 연구 사례가 있었을 정도로 양사가 헤게모니 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팔리기만 하면 큰 수익성을 보장하는 제품군인데다가 향후 양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 차원의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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