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등 주요 시장 코로나19 확산에
올해 스마트폰 사업 8000억원대 적자 전망

LG V60 5G /캡처=LG전자 글로벌 뉴스룸
LG V60 씽큐 5G /캡처=LG전자 홈페이지

 

LG전자의 실적 반등을 가름할 상반기 주력 모델 V60의 흥행 여부가 북미와 유럽 지역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불투명해졌다. 올해 집중 공략할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갈 길 바쁜 LG전자 MC사업본부의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꼈다.

17일 더버지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미국 시장에 LG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V60 씽큐 5G 모델이 800~950달러(약98만~116만원)의 가격으로 출시된다. 미국 이동통신사 AT&T와 티모바일이 오는 20일(현지 시각)부터 V60 판매를 시작한다. 단품 출고가는 799.99달러(약 98만원), 듀얼스크린을 함께 구매하면 899.99달러(약 110만원)다. 버라이즌은 오는 26일부터 LG V60 씽큐 5G UW 사전예약을 진행한다. 이 제품은 V60과 세부 사양은 같지만 더 빠른 초고주파(mmWave) 대역을 지원한다. 갸격은 듀얼스크린을 포함해 949.99달러(약 116만원)다. 

V60은 국내에서 출시되지 않는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수익성이 담보된 해외 주요 시장에만 플래그십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 5G 시장이 본격 개화하는 북미와 유럽 등이 대표 지역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LG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0% 안팎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 왔다. 특히 올 상반기는 애플 5G 아이폰의 공백을 이용할 기회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신제품 흥행에 변수가 생겼다. 올 초 아시아에서 기승을 부리던 코로나19 감염 위험은 이달 들어 미국과 유럽 지역으로 넘어갔다. 이날 기준 미국 전체 확진자 수는 3000명을 돌파했다. 최근 확산세가 두드러진 뉴욕주 일부 지역에서는 봉쇄조치가 시행됐다. 애플도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현지 매장을 2주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확진자 수가 6만명이 넘어선 유럽 지역에선 각국 국경 통제까지 검토되고 있다. 스마트폰 출시 일정은 확정했지만 판매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선 올해 V60 판매량이 지난해 흥행작 V50의 판매량인 200만대 수준을 넘기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집중하는 미국·일본· 남미 등 시장 중 미국 시장 판매가 중요한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판매가 위축되면서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올해 V60 판매량은 전작에 살짝 못 미치는 100만~150만대 규모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흑자 전환을 공언한 LG전자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지난 1월 열린 CES2020 기자간담회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은 내년에 턴어라운드한다"라는 목표를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사업의 원가 구조 개선에 공을 들였다. 국내 생산지를 철수하고 보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외주 생산 비중을 높였다. 고정비 부담을 줄이고 4년 넘게 이어 온 적자 꼬리표를 끊기 위해서다. 

올해는 잘 팔 일만 남은 상태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제품 판매에 변수가 생겼다. 당초 신제품의 첫선을 보이기로 했던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0)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면서 마케팅 대목도 놓쳤다. 증권업계에선 LG전자 MC사업본부가 올해 연간 8000억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1조원과 비교해 적자폭은 줄어들지만 감염병 변수로 인해 흑자 전환 시점을 예단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인 스마트폰 업황 전망을 확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V60을 통해 큰 반전을 만들긴 어려워 보이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올해 연간 7000억~8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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