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 관련 불만도 많아…효율성 확보 과제

자료=N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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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로나 사태로 재택근무에 돌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클라우드 기반 협업 솔루션 업체들의 제품 무상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 업계는 이번 재택근무 확산을 계기로, 원격근무 시장 확대를 예견하기도 한다. 다만 원격근무와 관련해 회사와 직원 모두 호불호가 갈리는 점은 과제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중소기업 대상으로 원격근무 기능을 지원한다.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는 중소기업 1만3000여 곳(월 이용 요금 기준 200만원 이하)을 대상으로 서버 비용을 3~4월간 50% 인하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격근무를 지원하는 그룹웨어 ‘워크플레이스’도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NHN은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토스트 워크플레이스 두레이’를 인원 수 제한없이 3개월간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도 협업 솔루션 ‘팀즈’를 300인 이하 중소기업에 1년간 무료 지원한다. 팀즈는 메신저·화상 및 음성 회의·문서공유 기능 등을 갖췄다. 메신저를 통해 팀끼리 소통할 수 있고 문서 공유로 공동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이스트소프트도 국내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협업 플랫폼 ‘팀업’ 프리미엄 버전을 6개월간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팀업도 채팅 기능과 문서공유 등을 통해 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다. 

관련 솔루션 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격근무 시장이 확대되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은 한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원격근무가 기업 문화로 자리를 잡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회사와 직원 모두 아직은 원격근무에 대해 호불호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근무 체계 변화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도입만으로 바꿀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가 원격근무 솔루션을 시험해 보이는 계기가 됐지만 근무 문화를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는 재택근무 업무 환경에 익숙치 않아 이를 시험하고 적용하는데 좀 더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런 전망이다. 코로나사태로 협업 솔루션 시장 자체가 커질수는 있겠지만, 원격근무 자체가 자리를 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메신저 등을 통해 소통을 할 경우, 일단 회의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부터가 문제”라며 “아울러 젊은 세대와 달리 솔루션 사용 자체를 어려워하는 상사들이 많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외국계 IT기업은 이미 원격근무가 일상화돼 있는 곳이 많다. 하지만 원격근무가 반드시 업무 효율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IBM, 뱅크오브아메리카, 베스트바이, 레딧 등 IT, 금융, 유통을 대표하는 미국 주요 기업들은 효율성을 이유로 재택근무 제도를 대폭 줄였다. 

외국계 IT업체에 근무하는 김민지(33·가명)씨는 “재택근무와 관련해 만족하는 직원과 만족하지 않는 직원들이 반반”이라며 “일부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가능함에도 불구, 집중을 위해 회사로 출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사태에서는 재택근무가 유용하겠지만 평소에도 재택근무가 반드시 필요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이디어 창출과 소통을 위해 대면 회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스타트업 대표 김모씨는 “초창기에는 장소에 상관없이 업무를 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다”며 “협업 솔루션 등 한 단계를 거쳐 가공되는 아이디어보다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간단히 회의를 하면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유익한 경우가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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