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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법 개정안 놓고 평행선 달리는 정부·게임업계
  • 원태영 기자(won@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2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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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진흥’ vs 게임업계 ‘여전히 규제’
자료=셔터스톡
자료=셔터스톡

정부와 게임업계가 게임법 개정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는 진흥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업계는 규제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게임법 전부 개정안 공유 및 전문가 토론 등을 진행했다. 문체부는 관련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향후 최종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정안은 2006년 제정 이후 14년 만에 전면 개정되는 것으로, 문체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산업 진흥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사업법’으로 변경되며 ‘게임물’이라는 용어는 게임으로 수정된다. 아울러 ‘게임물관리위원회’도 ‘게임위원회’로 변경된다. 정부는 한국게임진흥원 설립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 1999년 게임종합지원센터를 시작으로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흡수된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이 부활하는 셈이다.

업계는 평소 게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취임 이후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이번 법안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박 장관은 게임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지난해 6월 시행 16년만에 온라인게임 월 결제 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의 의도와 달리 게임법 개정안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업계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K-GAMES)는 이번 개정안이 게임을 진흥이 아닌 규제 대상으로 바라본다며 반대 입장을 담은 의견서를 최근 문체부에 제출했다. 

K-GAMES는 의견서를 통해 “유독 게임산업에 대해서만 기존 진흥법에서 사업법으로 제명을 변경한다는 것은 문체부가 게임산업을 진흥의 대상이 아닌 규제·관리의 대상으로 보려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이는 특히 ‘게임산업은 진흥과 육성이 필요한 산업으로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관계부처 합동 규제완화 정책을 통해 단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현 정부의 공약 및 정책기조와도 결을 달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게임업계는 정부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게임제작사업자는 게임을 유통 시키거나 이용에 제공하기 위해 등급, 게임내용정보, 확률형 아이템의 종류·종류별 공급 확률정보 등을 표시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앞서 게임업계는 게임사들이 소속된 한국게임자율정책기구를 통해 자율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종류와 확률을 고시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각 게임사마다 확률형 아이템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고, 해외 게임사는 사실상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역차별 논란이 나올 수 있다”며 “자율규제가 정착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게임진흥원 설립 역시 향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콘진 내부에서는 게임진흥원 설립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부문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게임이 빠져나갈 경우 한콘진의 힘이 크게 약화될 것이란 우려에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과 관련해 향후 많은 논의가 계속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문체부 역시 개정안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문체부 게임법 개정안 연구용역을 진행해 온 김상태 순천향대 교수는 “이번 개정안은 최종안이 아니다”며 “개정안에 대한 많은 의견을 들을 것이며, 이를 반영해 만든 새 법안이 게임 산업을 진흥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만 앞서 정부의 정책이 규제 일변도였던 만큼, 이번 개정안 역시 믿지 못하겠다는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게임사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작은 규제로 보이는 내용도 중소개발사 입장에서는 사활을 걸어야할 만큼 큰 문제가 되곤 한다”며 “과거 셧다운제 같은 경우만 해도, 대형 게임사들에게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기술력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게임사들에게는 큰 피해를 입혔다. 이번 개정안 역시 최대한 진흥에 초점을 맞췄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원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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