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
20대 국회 마지막 기회···주요 금융 법안 ‘막차’ 탈 수 있을까
  • 이기욱 기자(gwlee@sisajournal-e.com)
  • 승인 2020.02.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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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 등 26일 법사위 논의 예정
케이뱅크, 자본 확충 길 열리나···통과 무산 땐 자회사 통한 증자 가능성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0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에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등 개별 기업 또는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 법안들이 국회 의결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계류 중인 법안들은 자동으로 폐기돼 21대 국회에서 다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파생결합상품(DLF) 사태와 라임 사태의 여파로 금소법의 제정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반면, 케이뱅크의 운명을 결정할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은 일부 의원의 반대로 인해 법제사법위원회 통과에 다소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DLF·라임 사태 여파···금소법, 첫 발의 후 9년 만에 국회 통과 유력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는 오는 26일 회의를 열고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과 금소법을 심사할 예정이다. 두 법안은 지난해 정무위원회 통과에는 성공했지만 법사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는 오는 27일과 내달 5일 본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그 전까지 두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하면 두 법안에 대한 논의는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지난 2011년에 처음 발의된 이후 폐기와 재발의를 반복했던 금소법은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 DLF 사태에 이어 라임 사태까지 잇따라 발생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의원들은 금소법 통과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금소법의 핵심 내용은 그동안 일부 상품에만 적용했던 6대 판매 규제(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 의무, 불공정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허위·과장 광고 금지)를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판매 규제를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와 관련된 수입의 최대 50%까지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신설된다. 또한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판매제한명령권 ▲자료요구권 ▲소송중지제도 등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고 사후 구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들도 새롭게 도입된다.

금소법이 통과될 경우 금융사들의 영업환경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모든 은행이 소비자 보호 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행하고 있다”면서도 “법적인 강제성이 생기면 아무래도 직원 교육 등에 좀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뱅크 운명 쥔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채이배 의원 반대가 변수

사실상 임시휴업 상태에 놓여 있는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케이뱅크는 자본 확충 문제로 예금·적금 담보대출을 제외한 모든 대출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 상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BIS자본비율은 11.85%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당시 케이뱅크보다 낮은 BIS비율을 기록했던 카카오뱅크(9.97%)는 지난해 10월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자본금 규모에서도 케이뱅크는 5051억원으로 카카오뱅크(1조8000억원)에 한참 못미친다.

인터넷전문은행특별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을 제외하는 것이다. ICT 기업들은 대규모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많기 때문에 업계 현실을 일정 부분 반영해줘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초 KT는 약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준비했으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4월에 중단된 바 있다. 만약 개정안이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KT는 다시 유상증자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 통과의 가장 큰 변수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반대다. 채 의원은 지난 2018년 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 당시에도 은산분리 완화 원칙을 강조하며 법 개정을 강하게 반대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말에는 기자회견을 통해 “수많은 담합 사건에 연루되고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은 KT를 위해 국회가 법 개정에 나서는 것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이 아니다”라고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대다수의 법사위원은 개정안에 찬성하고 있지만 법사위에서는 만장일치 의결이 관행이기 때문에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현재 개정안 폐기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사례처럼 공정거래법 이슈가 없는 자회사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으며, 신규 주주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있다.

그 밖에도 가상화폐 산업을 제도권에 포함시키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이용법(이하 특금법) 개정안도 이번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특금법 개정안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자금세탁 방지 의무, 영업 신고, 정보보호관리체계 등에 대한 법적 규제를 담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오는 6월 각국의 자금세탁 방지 규제 이행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기 때문에 개정안은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6월 FATF는 암호화폐 규제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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