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급 인정받는 불탑·보피·세자르 등 수입산 브랜드 적용

 

(좌측부터) 프리미엄 주방가구 브랜드로 꼽히는 불탑, 보피, 한샘 키친바흐 주방가구/ 사진=각사 홈페이지
(좌측부터) 프리미엄 주방가구 브랜드로 꼽히는 불탑, 보피, 한샘 키친바흐 주방가구/ 사진=각사 홈페이지

 

건설업계가 수년 전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론칭으로 수요자 환심 사기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 디에이치, 대림산업 아크로, 대우건설 써밋이 대표적이다. 특히 건설사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서울 강남권이나 한강 인접 단지의 정비사업장 수주 마케팅에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 내부는 흔히 알려진 일반 브랜드 아파트와 어떻게 다를까.

◇‘한샘’만 알았는데···최고급으로 알려진 이탈리아‧독일산 주방가구로 시공

가장 큰 차이는 자재 적용이다. 특히 특별한 가구가 들어가지 않는 거실이나 방과 달리 아일랜드 식탁과 싱크대 상부장 등 가구가 들어가는 주방은 차별화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이어서 건설업계는 주방에 힘을 싣는 추세다. 건설사들은 이에 과거 청담동, 방배동 등 최고급 빌라시공에만 적용하던 외산 브랜드 주방가구를 이들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에도 들이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 기준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한남더힐 주방에는 세계 최고급 주방가구로 불리는 불탑이 적용됐고, 지난 2017년 수주당시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 규모로 불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디에이치 클래스트)에도 현대건설은 디에이치 브랜드 적용과 함께 불탑 제품을 적용할 것을 약속하며 수주에 성공했다. 불탑과 함께 주방가구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브랜드 보피는 개포 디에이치 아너힐즈와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에 적용됐다. 이밖에 역대 주거단지 중 최고층, 최고가 분양가 기록을 세운 부산 해운데 엘시티에는 스나이데로와 라이히트 주방가구가 시공됐다. GS건설은 지난달 한남하이츠 수주전에서 조합원 상대로 독일 고급 주방브랜드 에거스만 시공을 약속하며 사업권을 따냈다. 이틀 전 재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진행한 한남3구역 조합 역시 이번에 재입찰을 진행하면서 기존에 한샘급으로 적용하려던 주방가구를 이탈리아 또는 독일산 최상급 브랜드로 적용해줄 것을 요구했다.

서울 강남권의 한 재건축 현장소장 A씨는 “과거에는 바닥재나 벽, 외장을 고급 마감재로 시공하는 것이 대세였지만 이제는 이것만으로 차별화하는 게 쉽지 않다”며 “과거에 크게 신경쓰지 않던 주방가구나 싱크대 및 욕실 수전까지도 외국 고가 브랜드를 적용해 시공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외국산 주방 브랜드가 국내 건설사와만 협업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까지도 빌트인 가구에 이미지를 고급화하는 차원에서 이들 주방가구 브랜드들과의 콜라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수입산 고급 브랜드라지만 라인업 따라 가격 천차만별···적용 제품 수준 깜깜이 한계도

단점도 있다. 유럽산 고급 브랜드 적용이 건설사의 마케팅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라인업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떤 제품을 적용하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통상 건설사들은 어떤 라인업을 선택해 시공하는지는 소비자인 수분양자에게 알리지 않는다. 결국 고급화 명목으로 해외 브랜드를 적용하지만 저가 라인이 시공될 수도 있다.

이 와중에 고급 브랜드를 적용했다는 이유로 분양가 상승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가격의 적정성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것이다. 또 외국산이다보니 AS 등 수리가 용이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A현장소장은 “한샘 키친바흐 등 국내 주방가구의 프리미엄 라인도 외산 못지않게 상품성이 훌륭하지만 소유주들은 자존심 대결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근래에 시공 진행된 강남권 아파트에서 국산 주방가구 적용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라며 “당분간 국내 건설사가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 단지에서 외산 주방 브랜드를 활용한 시공 경쟁은 이어질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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