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쇼핑, 생필품 특가창고 오픈···이커머스 키우기 집중
네이버페이 적립·할인쿠폰 제공하며 가격 경쟁 참전···기존 커머스 업체들 부담 가중

네이버쇼핑 특가창고 홈페이지.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쇼핑 특가창고 홈페이지. / 사진=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쇼핑이 최근 창고 문을 열었다. 생필품을 특가로 파는 특가창고다. 그간 소상공인들을 입점시킨 스마트스토어로 거래액을 늘려온 네이버쇼핑이 이커머스 업체를 따라 '특가' 키워드까지 내건 것이다. 오픈마켓 업체들과 네이버쇼핑이 사실상 동일 모델이 되면서, 네이버쇼핑과의 뚜렷한 차별점이 없어진 기존 업체들의 생존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네이버 특가창고는 지난 3일 문을 열었다. 네이버쇼핑은 특가창고를 ‘65개 국내외 식품·생활 브랜드가 생필품을 파는 공간’으로 소개한다. 설명처럼 특가창고에 접속하면 마스크·헤어/바디·생수·음료·즉석요리·즉석밥·세정제·방향/살충 등 생활용품부터 식품까지 전분야의 물품이 카테고리화 돼있다. 네이버쇼핑하면 떠올랐던 패션·잡화·디지털기기 등 주요 판매 상품군에 생필품 카테고리를 강화한 것이다.  

판매 제품군과 특가, 외관 등을 놓고 보면 G마켓·쿠팡·11번가·위메프 등 기존 이커머스 종합몰과 네이버 특가창고 간 차이점이 없다. 사실상 특가창고를 새로 등장한 이커머스 업체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특가창고 오픈에서의 특이점은 지난해 이커머스를 강타한 ‘특가’ 키워드를 네이버쇼핑도 차용했다는 점이다. 실제 네이버쇼핑은 네이버페이 포인트 2%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해 최대 5% 포인트 적립을 내걸었다. 또 오는 29일까지 4주간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10%를 추가 할인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커머스의 주요 경쟁력으로는 검색/상품 구색/가격/편의성이 꼽히는데, 네이버는 검색과 상품 구색에 이어 가격까지 쥐게 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만 놓고 볼 때 특가 타이틀이 (기존 업체들에)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가창고에서 파는 상품 면면을 봤을 때, 웬만한 마트 상품은 다 있고, 판매자들을 봐도 규모 있는 공인 셀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쇼핑 관계자는 자사의 목표를 “검색부터 결제까지 편리하게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네이버 페이 포인트 혜택 강화와 AI 기술을 활용해 이 흐름을 더욱 강화해 구매자 충성도를 한 단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올해 커머스 사업을 키워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발언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 네이버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네이버쇼핑은 소상공인(판매자)이 입점해 자신들의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스마트스토어와 G마켓, 옥션, 11번가 등 커머스 업체의 제품을 검색으로 보여주는 쇼핑검색을 갖고 있다. 올해 브랜드스토어 오픈까지 계획 중이다. 즉 네이버쇼핑은 타업체의 물건을 보여주는 플랫폼 사업자일 뿐, 자신들이 물건을 직접 들여 배송하는 직매입·배송은 하지 않는다.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이걸 한다. 쿠팡은 네이버쇼핑과 비교할 때 배송 우위를 갖는다. 

쿠팡을 제외한 여타 커머스 업체들은 직매입을 하지 않는다. 네이버쇼핑과 같이 판매자가 입점해 자신의 물건을 파는 오픈마켓 형태다. 사실상 국내 1위 포털 네이버 vs 커머스 업체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간편결제(네이버페이)와 검색에서 강점을 보인 네이버가 가격 경쟁력까지 가져가면 기존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또다른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네이버를 최종 경쟁자로 여기고 있다”면서 “고객들이 네이버 통해서 많이 구매를 하는데, 네이버에서 다른 몰로 빠지는 고객을 데려오고자 한다. 이를 위해 네이버쇼핑이 갖춘 만큼의 상품수를 비슷하게라도 맞추자는 게 현재 목표다. 이 모든 상품을 특가로 내놓자는 게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업체가 네이버 분석해서 그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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