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와 PMI, 릴의 해외 판매 위해 전략적 제휴
해외에서 팔리는 릴에는 아이코스도 함께 병기···"PMI 유통망 통해 해외 진출 모색"
“아이코스의 선도자적 지위를 이용해 해외에서의 릴(lil)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의 판매사인 KT&G가 경쟁사인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이하 PMI)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 릴의 해외 수출을 위한 것이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PMI의 아이코스와 경쟁하고 있는 KT&G는 이제 ‘릴 x 아이코스’라는 이름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그동안 일본과 베트남 면세점에 릴을 수출한 KT&G가 이번 계약으로 해외 판로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 셈이다.
KT&G와 PMI는 2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릴의 해외 판매를 위한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행사에는 백복인 KT&G 사장과 안드레 칼란조풀로스(André Calantzopoulos) PMI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각사 고위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KT&G는 ‘릴(lil)’ 제품을 PMI에 공급하고, PMI는 이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양사는 올해 안에 제품을 판매할 계획을 갖고있다. 최초 계약 기간은 3년이지만, 향후 성과가 좋을 경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로 했다. 우선 PMI의 아이코스가 진출한 50여개국을 중심으로 릴의 판매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KT&G는 PMI에 릴과 릴의 전용 스틱 제품을 공급하면 PMI가 글로벌 각지의 유통망을 통해 이를 마케팅하고 판매한다. 제품 공급가와 로열티가 KT&G의 수입이 된다.
이미 해외에 법인을 갖고 있는 KT&G가 릴의 가장 강력한 경쟁 제품인 PMI 아이코스와 손 잡은 이유는 PMI의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임왕섭 KT&G NGP사업단장은 “직접 수출·판매하면 매출도 좋을 텐데 PMI와 손을 잡는 이유는 KT&G의 해외 인프라가 PMI만큼 월등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단장은 또 “해외에 새로 유통망을 까는 데 들어가는 코스트나 수익성을 따졌을 때, 이미 갖춰진 PMI의 유통·마케팅 글로벌 역량을 활용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아이코스가 가진 해외 브랜드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계약의 장점으로 꼽힌다. 양사는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는 릴에 릴과 아이코스를 병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외에서 낯선 브랜드인 릴이 아이코스를 등에 업고 인지도 상승을 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임 단장은 “아이코스는 글로벌에서 선도자적 지위를 갖고 있다. 글로벌 표준을 PMI가 만들어가는 게 사실”이라면서 “아이코스와의 협업으로 해외에 진출하면 아이코스가 갖고 있는 국제 표준에 근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해외에 판매될 제품은 KT&G가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인 ‘릴 하이브리드’와 ‘릴 플러스’, ‘릴 미니’, 액상형 전자담배인 ‘릴 베이퍼’ 등 총 4종이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릴도 국내에서와 마찬가지로 핏·믹스 등 전용 스틱을 사용하게 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백복인 KT&G 사장은 “세계 담배산업 역사에 있어서 양사 간 이번 계약은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사의 협력은 미래 담배 시장의 새로운 시장 표준을 제공하고 미래 담배산업을 더욱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 칼란조풀로스 PMI 최고경영자는 “이번 협업은 KT&G의 혁신적인 기술 제품들을 당사의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것”이라면서 “양사는 흡연자들에게 무연 흡연에서의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연기 없는 미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