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서울시·영등포, 공공주택사업 발표
쪽방촌 주민, 재정착 중점···지원시설 그대로 수용
공공임대주택, 신혼부부 행복주택 등 1190가구 공급

영등포 쪽방촌 정비 후 조감도 및 위치도 / 사진=서울시

50년 전 형성된 서울 영등포 쪽방촌이 공공주택사업을 통해 새로운 역세권 주거단지로 탈바꿈한다. 이번 계획은 가장 문제가 됐던 쪽방촌 주민들의 재정착을 돕고, 지원시설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부는 사업을 통해 영등포구가 활력 넘치는 서남권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했다.

2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영등포구는 ‘영등포 쪽방촌 주거환경 개선 및 도시 정비를 위한 공공주택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영등포 쪽방촌 일대(1만㎡)에는 쪽방 주민이 재입주하는 공공임대주택과 신혼부부를 위한 행복주택, 민간 분양주택 등 총 1190가구의 주택이 공급된다.

특히 이번 사업은 쪽방촌 주민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이들을 재정착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1970년대 집창촌이나 여인숙 등이 주를 이뤘던 영등포 쪽방촌은 도시 개발로 밀려난 빈곤층이 대거 몰리면서 형성됐다. 리모델링 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쪽방 개량이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져 기존 주민이 쫓겨나고 새로운 쪽방 주민이 유입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2015년에는 토지주를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이 추진됐으나 이주대책이 부족해 중단되기도 했다.

사업은 2개 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1구역에는 기존 쪽방 주민을 위한 영구임대 370가구와 신혼부부 등을 위한 행복주택 200가구가 오는 2023년까지 공급된다. 쪽방촌 주민들은 1구역이 개발될 동안 2구역에 마련되는 임시거주 시설로 이주할 예정이다. 2구역에는 민간에 매각해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등 분양주택 600가구 공급이 계획됐다.

영등포 쪽방촌 토지이용구상안 / 사진=서울시

이번 공공주택사업이 완료되면 쪽방 주민은 기존 쪽방보다 2∼3배 넓고 쾌적한 공간을 현재의 20% 수준으로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쪽방 주민은 1.65~6.6㎡ 크기의 쪽방에서 월 평균 임대료 22만원을 내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16㎡ 규모 새 아파트에서 보증금 161만원·월 임대료 3만2000원만에 살 수 있게 된다. 정부는 보증금도 공공택지 이주지원비로 충당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영구임대 단지에는 쪽방 주민의 자활과 취업 등을 지원하는 종합복지센터가 설치되고 그간 주민들을 위해 무료급식과 진료 등을 제공한 광야교회, 요셉의원, 토마스의 집 등 각종 돌봄시설도 이곳에 재정착한다. 또 행복주택 단지에는 입주민과 지역 주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국공립유치원과 도서관·주민카페 등 편의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 개선 사업은 50년 동안 낙후돼 있던 영등포구 일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을 전망이다. 현재 영등포구에는 영중로 노점정비 사업과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내년에 영등포로터리 고가가 철거되고, 2024년에는 신안산선이 연계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쪽방촌 정비사업은 영등포구가 활력 넘치는 서남권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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