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기업과 전통 산업 매칭에 집중

김현철 한국인공지능협회 이사장이 지난 7일 협회의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김현철 한국인공지능협회 이사장이 협회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변소인 기자

한국인공지능협회는 인공지능(AI) 기술기업의 생태계 형성을 위해 뛰고 있는 곳이다. 올해로 5년차를 맞이한 협회는 AI기술기업의 자금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전용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그동안 노하우를 바탕으로 AI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서 투자를 원활히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협회는 지난 2016년 스타트업 실무자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현재 250개 인공지능 기술 기업이 가입했다. 대기업이나 학계가 아닌 스타트업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교류한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11년 인공지능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추천 소셜커머스 추천 알고리즘을 서비스하는 회사였지만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두 차례 더 실패를 겪은 뒤 김 이사장은 스타트업만을 위한 지원책 마련을 위해 네트워크를 꾸려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때 마침 지난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프로의 대결로 AI가 큰 관심을 얻게 되면서 기술 스터디 모임으로 협회가 시작됐다.지난 7일 김 이사장을 만나 협회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물었다.

한국인공지능협회에 대한 간략한 소개 해 달라
협회는 2016년 1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던 스타트업 실무자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사회적으로 저명한 이들이 아닌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싶은 평범한 이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알리기 위해서 만들게 됐다. 지금 우리 협회의 정체성은 인공지능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현재 250개의 인공지능 기술 기업이 가입해 있다. 인공지능 생태계란 1차적으로는 인공지능 기술기업들과 전통산업 간 사업 매칭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기업에는 판로를 열어주고 인공지능 수요 기업에는 인공지능의 빠른 도입을 가능하도록 한다. 2차적으로는 모든 창업을 인공지능과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설립 후부터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이뤘나
지난해 1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해 ‘인공지능 기업편람’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인공지능 기업을 소개하는 최초 자료이기도 하다. 156개의 기업에 대해 보유 기술, 기업 정체성, 사용하는 프레임 워크, 데이터 종류, 제품 및 서비스 개요 등을 담고 있다. 인공지능 융합 모델을 제시하는 경진대회도 매년 시행하고 있다. 각종 세미나 및 포럼을 50여회 개최했으며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들의 소개 자료를 담은 코리아 AI 스타트업을 매년 발간했다. 인공지능 산업 컨설턴트를 150여명 배출했으며 지난해 과기정통부 장관상도 받았다. 협회가 한 사업들이 많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민간에서 그것도 풀뿌리에서 만들어진 단체가 자생하여 버텨내며 커왔다는 것이다. 그게 우리의 성과다.

올해 처음으로 인공지능 창업 지도사 자격증을 만들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의 창업이 기본이 될 것이다. 이는 필연적이다. 막연하게 음식점을 할까 하는 것이 아니라 상권 분석 정보를 활용해 성공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 자격증은 기존의 창업지도사 및 각종 기관에서 운영하는 창업 멘토단들에게 가장 필요할 것이다. 이들은 창업에 대한 원론적인 전문성은 있지만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들이 인공지능 창업 지도사를 통해 변화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맞게끔 자기 전문성에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창업 생태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것이 목적이다.

어디에 사용되나.
지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나 대학에서는 창업지원을 위한 멘토단을 운영하고 있다. 중기부의 창업패키지 사업 및 인력양성사업과도 연계할 수 있다. 나중에는 일반 전형까지 늘릴 거다. 인공지능 개발 쪽에는 청년들이 많지만 창업 멘토들 중에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많다. 이들이 인공지능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집중하는 것이 있다면.
매년 다르다. 2017년도에는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 스터디 위주의 활동을 했고 2018년에는 개발자 교육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들 위주의 생태계를 조성했다. 올해는 여러 산업에서의 인공지능 융합 매칭을 선도할 것이고 인공지능 기반 창업을 하는데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매칭이 잘 이뤄지고 있나.
전통산업 쪽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요구가 많다. 인공지능 기업들은 외부 환경 관련 영역(도메인)에 대한 지식이 없다. 전통 산업은 이런 도메인 지식은 있지만 기술 지식이 부족하다. 협회는 이 둘을 이해시켜주고 사업까지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협회 산하 인공지능 전용 펀드 조성하려고 한다. 기업들이 협회에 정성적으로는 소통을 바라지만 실리적인 부분에서는 자금 접근성을 용이하게 해줄 것을 바란다. 기존에 인공지능 기술 기업들은 매 건마다 투자자들을 일일이 찾아가야 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인공지능 기술 기업의 가치를 저평가 하곤 했다. 협회는 시장 안에서 인공지능 기술 기업이 고평가 받을 수 있게끔 기업들을 지원해서 많은 자금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방법이 있나.
시장 수요를 국내로 한정시키면 고평가 받기 어렵다. 인공지능 기술 기업이 글로벌 가치를 갖고 있어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출 가능한 기업임을 부각시켜야 한다. 인증을 통해 기술적으로 증빙도 해 줄 거다. 투자자들도 협회를 믿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는데 투자를 받으려면 네트워크가 참 중요하더라. 협회가 이들의 네트워크가 되어주려고 한다.

정부 정책 중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있나.
많다.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돼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로 서비스를 만들어도 법에 저촉돼 사업화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 규제를 해소시켜야만 AI 산업이 활성화되고 해외 진출도 가능해 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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