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및 시민사회계 위주···김지형 위원장 “독자적 판단으로 선정”
삼성의 내부감시자 역할을 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7명의 명단이 9일 공개됐다. 김지형 위원장은 “위원 내정 권한은 처음부터 위원장인 제가 전권을 일임 받았다”며 “6명 내정자 전원은, 삼성의 아무런 관여 없이 제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참여를 권유했고, 어렵사리 수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인물은 봉욱 전 대검차장이다. 서울 동부지검장, 대검 차장을 지내고 지금은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과 함께 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봉욱 전 차장은 검찰을 떠나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자필 사직 인사를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 부패범죄를 수사한 경험이 아주 많고, 이것을 계기로 기업의 준법경영에 많은 관심과 풍부한 식견을 갖고 있다”며 봉욱 전 차장 선정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시민사회계에선 권태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와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이 선정됐다. 권 대표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벌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운동을 이끌었다”며 “우리 사회 전반의 유의미한 변화를 선도하는 비판적 안목과 합리적 시각을 대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무총장에 대해선 “경실련 사무총장을 최장수 역임했다”며 “이러한 경력이 말해 주듯이 삼성을 비롯한 재벌의 지배구조, 경영권 승계, 노사관계 이슈에 비판적인 의견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개혁을 줄기차게 주창해 왔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학계 인물로 심인숙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우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선정했다.
심 교수는 기업 법무 업무를 수행한 것을 비롯해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그리고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 설치한 여러 위원회 위원, 특히 금융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약했다.
김 교수는 현재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위원을 지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정책에 관해 진취적인 다양한 이론과 주장을 많이 펼치는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고 그를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알려진 대로 이인용 삼성전자 사회공헌업무 총괄 고문이 위원을 맡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서울대 동양사학과 선배인 이 고문은 MBC보도국 부국장,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 고문은 7명의 위원 중 유일하게 삼성 내부 인사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회사 측 이인용 내정자도 예외 없이 제가 지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