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코스피 비중 작년 연말 38% 회복
전문가들 “위험자산 선호 현상 높아지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0포인트(1.02%) 내린 2175.17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올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0포인트(1.02%) 내린 2175.17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연말 주식시장 부진에도 코스피에는 투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비중도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이뤄지고 한일 간 수출 분쟁이 다소 해결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증시가 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비중 38% 회복···2006년 이후 최대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코스피 거래대금이 커지며 올해 증시가 활기를 되찾을지에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650억원으로 작년 10월 이후 3개월째 5조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후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8월과 9월 각각 4조3000억원, 3조7000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코스피로 투자금이 다시 몰리는 중이다. 

또 12월12일에는 코스피 일일 거래대금이 8조3300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일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거래대금을 기록한 날이다. 12월12일 다음으로 일일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날은 2월28일(8조3000억원), 5월9일(8조2300억원), 5월28일(8조800억원) 등으로 모두 상반기에 집중됐다. 투자자들이 연말에 와서 다시 코스피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의 코스피 비중도 지난 2006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11월 들어 외국인의 매도가 21일 연속 이어졌지만 지난 한 해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규모는 계속 늘어났다. 이에 지난달 12월18일 코스피에서 외국인 비중은 38.66%까지 올랐다. 외국인은 특히 지난 12월10일 이후 30일까지 코스피에서 1조6300억원을 순매수했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로 위험자산 투자 늘어

코스피는 지난해 말까지 지루한 박스권을 유지했다. 새해 첫날에도 2200선을 넘기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기관이 545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전 거래일보다 1.02% 내린 2175.17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3달 째 2000~2100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가 박스권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지난해 연말부터 1여년 간 끌어왔던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되면서 반도체주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작년 한국 증시가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기저효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문동열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18년 초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제조업 둔화 우려,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대한 논란, 반도체 가격 하락 지속 등으로 한국 기업실적 전망이 지속 하락한 반면 지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정책이 누적되고 제조업 지표 반등,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시화됐다”며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2016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주식형 펀드(주황색) 계약총액은 같은 달 9일보다 3.6% 증가했고 채권형 펀드는 0.4% 감소했다. / 자료=한국거래소

펀드시장에서도 안전자산인 채권보다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까지 주식형 펀드의 총 계약금액은 184조9500원으로 20여일 만에 3.6% 증가했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같은 기간 0.38% 줄었다. 금융투자협회도 올해 1월 채권시장 심리가 작년 연말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9년 1월 채권시장 지표’에 따르면 1월 종합 BMSI(Bond Market Survey Index)는 88.2를 기록했다. 전월보다 11.2포인트 떨어졌다. 이번 종합BMSI는 10개 문항에 대한 채권전문가 100명의 응답으로 산출됐다. BMSI 지표가 100이상이면 시장이 호전되고 100이하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다.

김중원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주식시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국내 상장기업의 실적개선 기대와 함께 경기저점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또한 마무리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지고 있고 경기저점 기대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2020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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