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경영개선 과제 대부분 해결됐지만 제재 해제는 요원···한진일가 경영권 갈등도 제재 해제에 부정적 영향 줄 수 있을듯
일각에선 올 하반기 제재 2년 넘어서면 국토부도 부담 될 것이란 분석도

김현미 국토부장관과 진에어 여객기. /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국토부장관(왼쪽)과 진에어 여객기. / 사진=연합뉴스

2018년 여름부터 시작된 국토교통부의 진에어 제재가 해가 바뀌며 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올해도 기약 없이 제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진에어가 더 이상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상황인데다, 국토부의 제재 이유도 명확치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갑질’ 소동 이후 국토부는 진에어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경영개선 과제를 이행하면, 이를 검토해 제재를 해제시켜준다는 것이었다. 이후 진에어는 경영개선 과제를 이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비중을 높이고 이사회 권한을 강화시켰다. 조양호 회장도 별세하게 됨에 따라 사내이사에서 빠지게 됐다.

허나 진에어 제재 해제는 진척이 없었다. 당시 최정호 후보자가 낙마하며 국토부 자체가 어수선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김현미 장관이 새로 오게 되면서 제재 해제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시간은 계속 흘러갔고 진에어가 지난해 9월 국토부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하며 제재를 해제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고 나섰다.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공식적 표현이었는데 여전히 제재 해제는 요원하다.

항공업계에선 올해도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선 진에어가 더 이상 무엇을 이행해야 제재가 풀리는지 여전히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작년에 이미 사실상 최후 입장을 표명했지만 국토부는 쉽사리 제재를 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터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갈등을 보이는 모양새도 진에어 제재 해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진에어 경영개선 과제는 대부분 해결됐지만 국토부는 계속 제재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 한진일가의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고 여론이 악화되면 진에어 제재 해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국토부가 올해 갑자기 진에어 제재를 해제할 유인도 약해 보인다. 다만 올 하반기가 되면 제재 2년을 넘어서게 되는데 이때까지 특별한 사유 없이 제재를 이어가는 것이 국토부로서도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안 그래도 업황이 힘든 상황에 논란이 많은 제재로 건실한 기업을 망가뜨린다는 비판에 휩싸일 가능성 때문이다.

박상모 진에어 노조위원장은 “오랜 국토부 제재로 직원들도 점점 지쳐가고 있다”며 “업계상황도 좋지 않은데 부정기편 운항 등도 할 수 없는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 버텨나가야 한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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