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단속에도···내부거래 비중 20~30%
GS·대우·현산 등 한 자릿수···현대건설 2%p 떨어져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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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종은 타 업종에 비해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업종 중에 하나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표준산업분류 중분류 가운데 종합건설업은 내부거래 금액이 큰 업종 부문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일가 사익편취 단속에 나섰지만 건설사들의 내부거래는 여전하다. 10대 건설사 중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30%를 넘긴 삼성물산이다.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도 전체 매출의 20%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전자 매출이 41.6% 차지 

30일 시자저널e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주요 건설사의 특수관계자 등과의 거래내역을 살펴본 결과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올 3분기까지 특수관계자 등과의 거래를 통해 5조45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3분기 누적 매출(15조2940억원)의 3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특히 삼성물산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계열사는 삼성전자다. 삼성물산은 3분기까지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통해 3조2213억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건설부문 매출(7조7350억원)의 41.6%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특히 삼성전자와의 거래액은 지난해 동기 2조1234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났다. 경기도 평택시 고덕신도시에 지어지는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 건설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은 2017년 삼성전자와 해당 공사에 대한 계약을 맺었고, 공사기한은 올해 말까지다.

삼성물산은 풍부한 계열사 일감을 발판 삼아 실적을 키우고 배당으로 총수일가에 수익도 안겨줄 수 있는 회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08%),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84%),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47%),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5.47%) 등 31.17%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대형건설사 중 유일하게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공정위는 오너 일가의 지분이 30% 이상인 상장회사와 20% 이상인 비상장회사의 경우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분류한다. 또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의 12%를 넘으면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조사한다.

◇대림산업·현대ENG 내부거래 20% 육박···GS·현대·대우건설 내부거래 비중 한 자릿수

다음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많은 건설사는 대림산업이다. 대림산업은 매출 5조2895억원 중 20%에 해당하는 1조324억원을 특수관계자 등과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과 올린 금액(3960억원)이 가장 많았고, 자회사인 삼호(443억원)과 고려개발(410억원)를 통해 400억원 이상의 내부거래가 이뤄졌다.

현대엔지니어링도 내부거래 매출(9665억원)이 전체 매출(5조3억원)의 19%를 차지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보다는 건물 관리 사업비가 대부분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현대자동차로부터 357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외에 현대모비스 878억원, 기아자동차 802억원, 현대제철 584억원, 현대로템 등 440억원 등의 현대자동차그룹의 각 계열사와 활발하게 거래했다.

롯데건설 3분기 누적 매출(3조9472억원)의 16%(6437억원)가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다. 비중은 롯데케미칼(958억원)이 가장 높았고 롯데알미늄(740억원), 호텔롯데(820억원), 롯데푸드(585억원) 등의 순으로 많은 거래가 이뤄졌다. 포스코건설은 내부거래액이 전체 매출액(5조617억원)의 11%(5783억원)를 차지했다.

반면 GS건설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의 내부거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GS건설은 8%(5660억원), 대우건설 4%(2161억원), HDC현대산업개발 2%(745억원)이다. 현대건설은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지난해(4165억원)에 비해 2%p 떨어진 4%(2732억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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