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TV 떠나면서 역성장 우려···해외 진출 법인도 속속 철수
CJ, GS, 현대 '빅3' 내년에도 실적 개선 쉽지 않을 듯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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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아무개(32)씨는 TV홈쇼핑에서 물건을 구입한 지 오래됐다. 과거 김씨는 밑반찬이나 지역특산물 등을 홈쇼핑을 통해 구매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쇼핑몰의 새벽배송을 이용한다.

미디어 플랫폼의 진화로 TV홈쇼핑이 유례 없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2030 젊은 세대들의 주요 소비플랫폼이 온라인쇼핑몰로 바뀌면서 TV를 기반으로 한 홈쇼핑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홈쇼핑 업계가 해외진출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내수에서는 고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쇼핑의 위기의 근원지는 바로 소비자들이 TV 앞을 떠난다는 데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소비자행태조사에 따르면, 올초 4000명을 대상으로한 미디어접촉률에서 모바일인터넷이 89.8%를 기록해 지상파(84.0%), 종합편성채널(68.9%), 케이블채널(51.2%) 등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일반인들의 미디어 소비플랫폼으로 모바일인터넷이 가장 많다는 얘기다.

2016년 4조 8900억원 규모였던 홈쇼핑시장은 연 평균 4%씩 성장해 지난해 기준 5조260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국내에는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홈앤쇼핑, 공영홈쇼핑, NS홈쇼핑 등 7개사가 운영 중이다. 이중 CJ홈쇼핑이 시장점유율 25%로 1위이며 그 뒤를 GS홈쇼핑(20%), 현대홈쇼핑(18%) 등이 잇는다.

CJ오쇼핑은 지난해 CJ E&M에 합병됐다. 콘텐츠 전문 기업인 CJ E&M과의 합병으로 젊은 세대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쇼핑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진입하고 향후 고객감소가 예상돼 선택과 집중으로 다가올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최근 2030 세대를 붙잡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서울창업허브와 창업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우수 스타트업 육성하기로 한 것이다. 선발된 기업에는 아이디어의 상품화와 마케팅, 판로까지 지원한다.

지난해 매출 약 1조735억원으로 2위 자리를 수성한 GS홈쇼핑은 TV에 의존하던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경쟁사보다 한 발 빠르게 해외 진출을 이뤄냈다. 중국, 베트남, 터키,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등 7개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터키에서 합작사업을 중단, 러시아 합작법인이 세운 홈쇼핑채널이 파산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쇼핑 빅3 중 유일하게 외형이 감소하고 있는 현대홈쇼핑은 내년에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2017년 1조2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9700억원으로 감소했다. 호주법인 적자폭도 당초 예상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홈쇼핑은 매출비중이 높은 패션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 디자이너 이상봉과 손잡고 새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이상봉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은 '이상봉 에디션'을 연간 주문금액 500억원 이상 규모의 주력 브랜드로 키울 계획을 갖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어려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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