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 3세대 전자책 단말기인 리디페이퍼 6인치·173g으로 경쟁력 확보···리디 앱만 사용·화면 전환 조금 아쉬워

사진=차여경 기자, 그래픽=디자인 디자이너
/ 사진=차여경 기자,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전자책(E-Book)이 상용화된 지 오래다. 기자는 반대로 종이책이 더 익숙하다. 유유상종이라고 기자 주위에 있는 동년배들도 종이책을 더 많이 본다. 신용카드도 모바일 페이로 결제하는 시대지만 상황이 이러다 보니 전자책 단말기는 먼 세상 이야기었다. 그야말로 ‘전.알.못(전자책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지금 쓰는 체험기는 전자책 단말기를 처음 접한 일반 독자들이 더 공감할 수 있겠다.

지난 일주일 간 리디페이퍼를 사용해본 후기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편하다’. 리디페이퍼는 리디북스로 유명한 콘텐츠 플랫폼 스타트업 리디가 전작인 페이퍼프로 출시 이후 2년 만에 새로 발표한 모델이다. 리디가 직접 전자책 단말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단다.

리디페이퍼에서는 리디북스 웹툰, 웹소설과 정기구독서비스 리디셀렉트이 보유한 전자책을 볼 수 있다. 리디셀렉트를 뒤지다가 기자가 선택한 책은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였다. 욕심내지 않고 일주일 동안 책 한 권만 보자는 마음이었다.

사실 처음 전자책 단말기를 눌러보고 당황했다. 화면 전환 인터페이스가 익숙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더 편한 기자에게는 화면 넘김이 자연스럽지 않아 보였다. 느리게 넘어가고, 화면에 잉크 잔상이 남는다. 전자책 단말기는 디지털 화면이 아닌 전자잉크를 사용해 실제 책처럼 글자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리디페이퍼는 3세대인만큼 새로운 웨이브폼(화면 전환 기술)을 도입하고 넘긴 시간을 단축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와 더 친한 사람들은 답답할 수도 있겠다. 걱정은 크게 안 해도 된다. 금방 적응된다.

리디페이퍼는 가볍다. 기자실, 지하철, 버스, 카페 등에서 전자책 단말기를 사용했다. 주요 여가 시간에만 책을 읽었다. 매일 글과 실랑이하는 직업이다 보니 전자책을 오래 읽진 못했다. 그러나 가볍고 작아 단말기를 휴대하기 용이했다. 리디페이퍼의 화면 크기는 6인치, 무게는 약 173g이다. 색 온도나 밝기를 손가락으로 조정할 수 있었다. 굳이 설정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한 손가락 혹은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쓸어 올리면 밝기나 색 온도가 조정됐다. 텍스트 형광펜, 메모 기능도 유용했다.

왼쪽부터 아이패드, 타사의 전자책 단말기, 리디페이퍼. / 사진=차여경 기자
왼쪽부터 아이패드, 타사의 전자책 단말기, 리디페이퍼. / 사진=차여경 기자

아이패드, 타사 전자책 단말기와 비교해 보니 작아진 크기가 무게가 더 강점으로 다가왔다. 전자책 단말기는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종이 인쇄처럼 화면을 보여준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처럼 빛을 직접 쏘지 않는다는 얘기다. 둔감한 편이라면 크게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기자도 사실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전자책을 하루에 5시간 이상 읽는다면 잘 느껴질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보다 글자가 더 부드럽게 구현되는 느낌이긴 했다.

리디페이퍼 앞면에는 페이지 넘김 버튼이 있다. 왼쪽 면에는 퀵 버튼이 추가됐다. 페이지 넘김 버튼은 개인적으로 크게 유용하지 않았다. 화면을 직접 누르는 방식이 익숙할뿐더러, 버튼이 너무 작았다. 내 전자책 단말기를 구경하던 손이 큰 동료는 자꾸 위아래 버튼을 같이 누르곤 했다. 크기를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까.

리디의 1세대, 2세대 단말기를 사용해본 사용자들은 리디북스, 리디셀렉트 앱만 쓸 수 있다는 점을 단점으로 많이 꼽는다. 리디페이퍼에서는 다른 출판사나 포털사이트 웹소설이나 웹툰을 볼 수 없다. 텍스트 파일을 따로 다운받아 봐야 한다. 3세대 리디페이퍼도 마찬가지다. 콘텐츠 수요가 넓은 독자들에게는 진입장벽일 수도 있겠다.

리디페이퍼의 가격은 19만9000원이다. 액세서리는 3만5000원, 보호필름 2만원이다. 가격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포털 사이트에 검색해보니 딱히 비싼 것도 아니다. 전.알.못 티가 난다.

이밖에 블루투스 기능을 활용해 전자책을 읽어주는 기능도 있었지만 사용하진 않았다. 블루투스 스피커가 있다면 연결해서 들어보길 바란다. 요새 콘텐츠 업계에서 책을 읽어주는 기능을 많이 밀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유튜브나 방송 플랫폼에 올라오는 책 읽어주는 콘텐츠를 이길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긴 한다.

김도훈 리디 개발팀장은 지난 5일 리디페이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3세대 제품은 디자인이나 기능 설계 과정에서 휴대성을 높이려고 했다. 가장 얇은 프론트라이트 패널을 넣고, 강성은 뛰어나지만 가벼운 단말기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휴대성을 노렸다면 리디는 성공했다. 노트북을 분신처럼 들고 다니는 기자는 가벼운 것만으로도 가산점을 주고 싶다.

기자가 직접 지하철에서 리디페이퍼를 읽어 봤다. / 사진=차여경 기자
기자가 직접 지하철에서 리디페이퍼를 읽어 봤다. / 사진=차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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