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기준 상장 스팩 수 28곳···지난해 20곳보다 증가
평균 청약 경쟁률 190.4대 1···1000대 1넘긴 사례도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 찾는 수요에 스팩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돼

올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공모 시장이 활기를 띈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에 나선 스팩의 수가 지난해 대비 급증했고 최종 청약 경쟁률도 치솟았다.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에 스팩이 투자 대안으로 꼽히면서 기관 및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증가했던 점이 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 신규상장된 스팩은 총 28개사다. 이달 말 상장을 앞둔 스팩 2곳을 포함하면 30곳이 올해 투자자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이는 2015년 총 45곳의 스팩이 상장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지난해 20곳과 비교해도 올해 스팩 시장의 양상은 두드러진다.

스팩 공모 규모도 지난해 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30곳의 스팩 공모금액은 총 2664억원 규모로 지난해 1552억원 대비 70% 넘게 증가했다. 가장 공모금액이 컸던 스팩은 지난 5월 상장된 ‘엔에이치스팩14호’로 160억원 규모였다. 지난해엔 ‘삼성스팩2호’가 130억원의 확정공모금액으로 가장 컸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표=시사저널e.
2019년 스팩 공모 수는 상장예정 스팩 포함.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표=시사저널e.

스팩 청약 열기도 뜨거웠다. 올해 상장에 나선 스팩의 최종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0.4대 1이었다. 지난해 상장된 스팩들의 평균 경쟁률인 34.52대 1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7월 상장된 ‘이베스트이안기업인수목적1호’는 1431.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올해 4분기 들어선 일반 공모시장이 활기를 띄면서 스팩 경쟁률은 낮아지는 모습이었다.

이밖에 금융투자업자 발기인 중에서는 KB증권이 올해 가장 많은 스팩을 공급했다. KB증권은 올해 ‘케이비제17호스팩’, ‘케이비제18호스팩’, ‘케이비제19호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NH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미래에셋대우·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IBK투자증권 등도 각각 2개의 스팩을 상장시켰다. 일반 기관 중에서는 에스비아이인베스트먼트·이안허브·위드인베스트먼트·에스브이인베스트먼트 등이 각각 2개의 스팩에 발기인으로 참여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인이 발기인으로 나선 사례도 있어 주목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비제17호스팩’에는 이 스팩의 대표를 맡고있는 김정효 세정회계법인 회계사가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유진스팩4호에는 정명훈 그리트프라이빗에쿼티 대표가 발기인으로 나선 상태다. 

올해 스팩 상장이 이처럼 활기를 띈 배경으로는 스팩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점이 꼽힌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무역 보복 등으로 올해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들이 주목받았다”며 “스팩도 그 중 한가지로 꼽히면서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참여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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