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출시 3개월 맞아···설정원본 1000억원에 육박
수익률 6%대···코스피·코스닥, 주식형 펀드 대비 저조
출시 효과 감소에 경쟁 펀드 등장 앞둬 성장세 이어갈 지 여부 주목

올해 하반기 펀드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NH아문디자산운용의 ‘NH-Amundi필승코리아’(이하 필승코리아) 펀드가 출시 3개월 동안 가파른 외형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펀드 수익률은 시장 성과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출시 효과가 떨어지는 가운데 경쟁 펀드가 나오고 있고, 시장 대비 성과가 좋지 못하다는 점은 이 펀드가 풀어야 할 과제로 분석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필승코리아 펀드의 설정 원본은 97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8월 14일 출시된 이후 3개월만에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된 것이다. 이는 공모펀드로는 이례적인 성장세다. 수익률을 반영한 운용규모는 1035억원 수준으로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일본의 무역보복에 따라 국산화 및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는 전략으로 시장에 나왔다. 특히 보수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금으로 조성해 재·부품·장비 분야의 산업특성화 대학 장학금이나 연구소에 지원한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러한 이유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 펀드에 가입했고 이후 정부·여당 지도부, 지자체 단체장 등도 동참하면서 큰 홍보 효과를 냈다. 

/ 자료=금융투자협회, NH아문디자산운용 홈페이지. 표=시사저널e.
이달 13일 기준. 보유종목은 10월 13일 기준/ 자료=금융투자협회, NH아문디자산운용 홈페이지. 표=시사저널e.

수익률은 설정액 증가세 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출시 이후 이달 13일까지 이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6.14%를 기록했다. 특정 테마를 기초로 자산을 운용하는 탓에 벤치마크 지수는 따로 있진 않다. 다만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9.05%), 코스닥(10.02%), 국내주식형 펀드(11.56%) 상승률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필승코리아 펀드 수익률에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NH아문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펀드 내 종목 중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은 19.11%였다. 삼성전자는 최근 3개월 동안 19.5% 상승했다. 펀드 내 종목 비중이 높은 SK머티리얼즈(펀드 내 비중 5.68%), 솔브레인(3.44%), 현대모비스(3.31%), 에스앤에스텍(3.02%) 등은 지난 3개월 동안 큰 폭의 상승은 보이지 못했다.

필승코리아 펀드가 앞으로도 순항을 계속할 수 있을 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펀드 출시 효과가 떨어지는 시점이 됐고 경쟁 펀드도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대표적으로 금융투자협회는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 공모펀드를 준비하고 있다. 일종의 공적 재원인 한국성장금융이 후순위로 참여하기 때문에 일반인 투자 손실의 일부를 보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시장대비 수익률이 낮다는 점도 해결 과제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국내 지수가 올들어 가장 낮았던 시기에 시장에 나왔다는 점에서 타이밍이 좋았던 것으로 평가받지만, 시장 성과에는 못 미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좋은 의도를 갖고 있지만 수익률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펀드는 살아남지 못한다”며 “국가적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펀드에서도 잘 투자해 좋은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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