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부터 점포 매대 곳곳마다 ‘온라인으로 사시라’ 파격 메시지
온·오프 경계 허물고 상품∙마케팅 모든 측면에서 ‘올라인化’ 속도전

홈플러스 배송 차량에 쓰여진 문구.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배송 차량에 쓰여진 문구. /사진=홈플러스

“신선을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저 멀리 창고에서 박스째 날아온 것과 집 근처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정성껏 담아드리는 신선함이 과연 비교가 될까요?”

신선을 강조하는 것이 언뜻 보면 마켓컬리나 SSG닷컴의 홍보 문구처럼 보이지만, 이는 홈플러스의 배송차량에 붙은 말이다. 

온라인 키우기에 대대적으로 나선 홈플러스가 집 근처 마트에서 신선식품을 곧바로 배송하는 ‘마트직송’ 서비스를 11일부터 시작했다. 빠른 배송을 내 건 여타 온라인 식품몰 등을 겨냥한 모습이다.

당일배송은 홈플러스뿐 아니라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다. 다만 홈플러스의 이번 마트직송 캠페인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온라인 배송을 내세웠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융합한 '올라인'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마트직송’ 캠페인은 전국 121개 대형마트 점포(스페셜 제외) 주요 동선과 각 매대마다 자사 온라인몰의 배송 경쟁력을 알리는 연출물을 게시했다. 

예컨대 생수 매대에 가면 ‘무거운 생수는 가볍게, 모바일로 당일배송 받으세요’라는 대형 연출물이 서있고 신선식품 매대에는 ‘산지의 신선함을 그대로’, 아이스크림 매대에는 ‘꽁꽁 언 그대로 모바일로 당일배송’ 받으라는 광고가 빼곡하게 줄지어 걸려있다.

쌀, 생수, 세제, 복사용지 등 무거워 들기 힘들거나, 채소, 축산, 수산, 아이스크림 등 집 앞까지 신선하고 차갑게 운반해야 좋은 상품, 육아로 외출이 어려운 고객에게 필요한 분유, 갓 만든 치킨이나 초밥 등 델리 상품에는 모두 ‘온라인으로 사시라’는 안내판을 내건 것이다.

언뜻 어렵게 시간 내 찾아온 고객에게 ‘돌아가시라’ 말하는 듯 보이는 이 파격적인 광고는 실물을 확인할 수 없는 기존 온라인쇼핑의 단점을 꼬집으면서 지금 눈에 보이는 신선한 상품 그대로, 고객 자택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가장 빠르게 당일배송한다는 자신감을 표현했다.

특히 영업규제와 온라인에 치인 오프라인 점포를 장사가 안 된다고 방치만 해둘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온라인쇼핑을 위한 ‘쇼룸’으로 활용한다는 역발상도 깃들어 있다.

즉 온라인 배송의 핵심인 물류센터를 새로 짓기보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전국 당일배송’ 시대를 열어 온라인 사업 매출을 3년 내 기존 4배로 성장시킨다는 회사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는 전국 도심 곳곳의 점포를 활용해 근거리 배송에선 따라올 경쟁 상대가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업계 유일하게 냉장/냉동/상온 ‘3실’ 시스템을 갖춘 신선 배송의 강점을 강조한 것이다.

경쟁사들은 냉장탑차나 상온탑차만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콜드체인’ 배송이 불가능한 구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보냉팩, 아이스팩 등을 써 과포장 문제도 발생하며 상온에 오래 노출되는 만큼 선도 유지 역시 제한적이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매장에서 고객 댁에 도착할 때까지 최적의 선도를 유지하고 직접 대면 배송해 가장 정확하고 신선한 배송을 수행한다.

홈플러스는 이처럼 ‘마트직송’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한편,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하고 피커(picker, 장보기 전문사원)는 기존 1400명에서 4000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기존 1000여대에서 3000여대로 늘려 온라인 사업 매출액을 2019년 1조원, 2020년 1조6000억원, 2021년 2조3000억원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송승선 홈플러스 모바일사업부문장은 “홈플러스는 2002년 대형마트 최초로 온라인 사업 및 신선식품 배송을 시작해 독보적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시스템을 구축, 적자를 면키 어려운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4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라며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강점을 살려 고객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빠르고 신선하게 배송하는 ‘마트직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일배송 주문 마감 시간이 오후 2시다. 

홈플러스 배송차량.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 배송차량. /사진=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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