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초대형 IB육성 방안 따라 자본력 강화 나서
현대차증권 1036억원 유상증자 통해 자기자본 1조원 목표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중소형 증권사들이 자본 불리기에 나섰다. 증권업계 환경이 대형사에 유리하게 재편되자 중소형 증권사마다 이에 따른 대응책으로 자본 적정성을 개선해 영업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23일 1035억9997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재무건전성 제고를 비롯해 미래성장동력 확보차원에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로 현대차증권은 자기자본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은 8657억원이다. 증자 후 자기자본은 9600억원이 넘게 된다. 올 하반기 실적에 따라 내년에는 1조원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DS투자증권도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486억원 규모다. 이번 유상증자는 DS투자증권이 DS네트웍스에 인수된 이후 두 번째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7월 한화자산운용이 참여한 1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기자본을 1조원 이상 키웠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본으로 IB·트레이딩·WM에 투자하고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5월 PI와 IB 등 사업을 키우기 위해 77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들어온 자금은 부동산금융, 구조화금융 등 기업금융 확대에 309억원이 사용된다. 나머지는 Pre-IPO, 메자닌 투자, 해외채권 및 구조화채권 투자 등에 쓰인다.

아울러 신한금융투자도 초대형 IB 최소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5월 66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 바 있다. 

증권사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외형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업계는 대형 증권사 위주의 시장 재편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한다. 

금융당국의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되는 초대형 증권사 지정 이후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의 IB 관련 수익이 올해 들어 크게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IB와 WM 등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 40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 분기 대비 각각 84.3% 증가했다.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IB와 WM을 통한 호실적을 기록했고 4분기에도 이 부문을 통한 호실적이 예상된다.  

IB 시장 등이 대형 증권사 위주로 재편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본규모를 늘려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본 적정성 개선이 영업력 개선 외에도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가진다”며 “금융당국의 초대형 IB 육성방안에 따라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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