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최대주주지만 여전히 비금융계열사 보유지분이 더 많아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완성위해 지분 추가매입 가능성
한화생명 연결실적에도 도움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한화그룹이 한화생명을 정점으로 하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재편에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앞으로 금융계열사 개편의 핵심은 한화투자증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자산운용이 최대주주지만 비금융계열사 보유지분이 더 많아 지분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한화자산운용으로 지분 19.20%를 가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자산운용이 최대주주지만 한화자산운용의 자회사는 아니다. 한화투자증권의 주요주주로는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글로벌에셋(옛 한화첨단소재, 지분 12.29%), 한화호텔앤드리조트(8.59%),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3.78%), 한화갤러리아(1.38%) 등이 있으면 한화그룹은 이를 통해 한화투자증권 지분 45.39%를 가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 초까지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3월 한화자산운용을 대상으로 1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는 한화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재편계획에 따른 것이다. 한화그룹은 제조계열사와 금융계열사가 서로 거미줄처럼 엮인 지분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어 지배구조개편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금융당국이 2018년 7월부터 금융계열사는 거느린 대기업에 대해 ‘금융그룹 통합감독 모범규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은 한층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재편은 한화생명을 정점으로 금융계열사들을 거느리는 중간금융지주사 형태다.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과 유사하다. 2016년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지분 54%를 확보했고 현재 한화자산운용, 한화손해사정, 한화금융에셋, 한화라이프에셋, 한화63시티 등을 100%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저축은행을 한화생명 밑으로 이동시킨다면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완료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제조계열사인 한화첨단소재에서 금융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으로 변경됐다.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의 틀을 놓은 것이다.

한화그룹의 이 같은 행보를 놓고 한화생명을 정점으로 하는 중간금융지주사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 같은 중간금융지주 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처분하거나 한화자산운용이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한화자산운용은 최근 5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이 발행하는 신주를 한화생명이 인수하는 방식이다. 배정 기준일은 3월13일이며 신주청약예정일은 4월30일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자산운용이 한화그룹의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 가운데 운영자금으로 1500억원, 다른 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3000억원, 기타자금으로 600억원 등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지난해 한화투자증권은 연결기준으로 전년보다 36.1% 늘어난 당기순이익 986억원을 냈다. 3년 연속 흑자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크게 늘리면 연결실적에도 반영할 수 있다”며 “한화생명 실적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