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탐정소] “법인세 인하로 기업 투자 늘인다”···주장의 신빙성은?
[팩트탐정소] “법인세 인하로 기업 투자 늘인다”···주장의 신빙성은?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10.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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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법인세 수준 과도해 인하해야 투자 는다” 주장 ☞ 대체로 거짓
2009년 이명박 정부서는 법인세 인하 후 기업 투자 비율 감소

시나브로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다. 아무 검증 없이 유포되고 있는‘가짜 뉴스’·‘거짓 정보’는 불특정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확대·재생산되고 있다. 또한 포털·SNS 등이 제공하는 맞춤형 정보 알고리즘의 부작용인 ‘필터버블(Filter Bubble, 이용자가 특정 정보만을 편식하게 되는 현상)’로 인해 ‘진짜’가 ‘가짜’로 치부되는 사례도 상당하다. 시사저널e는 ‘가짜 뉴스’·‘거짓 정보’로 인해 생기는 혼란을 줄이고, 뉴스 수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literacy) 개선을 위해 ‘팩트탐정소’를 고정코너로 운영한다. [편집자주]

지난 9월 20일 자유한국당은 자체 경제 정책인 ‘민부론’을 통해 법인세 인하를 통해 기업의 재투자를 이끌어 내고 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부론은 “법인세는 기업의 재투자와 외국 기업의 한국투자에 매우 중요한 변수다. 2017년 기준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법인세 비율은 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중 7위다”며 “이러한 과도한 법인세 수준을 글로벌 기준과 시장 여건을 감안하여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은 이러한 주장을 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법인세 인하와 투자가 연관성이 긴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법인세를 인하하면 투자가 늘어난다는 등식이 꼭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이견을 보였다. 

홍 부총리는 또 “법인세를 꼭 지금 추가로 인하해야 할 요인이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평균세율만 비교해보면 비슷하고 최고세율만 높은 수준이다. 다만 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도록 맞춤형 세액공제제도 확대는 유연하게 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시사저널e ‘팩트탐정소’는 법인세 인상 및 인하가 기업 투자의 매우 중요한 변수라는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했다. 

먼저 현재 법인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미만 10%, 2억~200억원 미만 20%, 200억~3000억원 미만 22%, 3000억원 초과는 25%다. 법인세는 최근 10년 간 크게 두 번의 변화를 겪었다.

우선 이명박 정부에서 2009년 과표 2억원 초과 구간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내렸다. 2012년에는 2억~200억원 구간을 신설해 22%에서 20%로 인하했다. 200억원 초과는 22%를 유지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거쳐 법인세 과세표준(과표) 3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최고세율을 기존 22%에서 25%로 올렸다. 당초 정부안은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 신설안이었지만 여야 협의 과정에서 완화됐다.

시사저널e는 이명박 정부의 법인세 인하와 문재인 정부의 법인세 인상 시기 직전인 2010년에서 2017년 사이의 기업 투자 확대와 관련해 취재했다. 2018년 자료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 인하 이후 기업의 투자비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기업의 총조정처분가능소득 대비 총고정자본형성 비율에 따르면 2011년 이후 기업의 투자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총고정자본형성은 공장 신축 등 기업의 설비투자 등을 말한다.

기업의 총조정처분 가능소득 대비 총고정자본형성 비율은 2010년 89.2%, 2011년 92.6%에서 꾸준히 하락했다. 2016년 84.7%, 2017년 88.8%였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이는 2009년과 2012년 법인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기업 소득이 증가한 만큼 노후설비 교체와 공장 신축 등의 투자를 늘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한국당은 민부론에서 이러한 주장도 한다. “2017년 기준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법인세 비율은 3.8%로 OECD 34개국 중 7위다. 이러한 과도한 법인세 수준을 글로벌 기준과 시장 여건을 감안해 조정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법인세는 기업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이기에 법인세 부담을 계산할 때 가계소득 등을 제외한 기업소득과 비교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기업과 가계로의 소득 분배에 큰 차이가 있는 경우 GDP 또는 GNI(국민총소득)는 비교 대상으로서 불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만드는복지국가에 따르면, 국민총소득 가운데 기업소득 비중은 해마다 늘었지만 법인세 부담률은 낮아졌다. 기업소득 비중은 1980년 15% 미만에서 2010년 이후 25%까지 높아졌다. GNI 중 기업소득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법인세를 GDP 또는 GNI가 아닌 기업소득과 비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기업소득과 법인세 징수액을 비교한 법인세 부담률은 낮아졌다. 관련 법인세 부담률은 2007년 17.2%에서 2014년 13% 이하로 떨어졌다. 같은 기준으로 구한 OECD 국가들의 평균 법인세 부담률은 2010~2012년 사이 15~16%로 한국보다 높았다.

자료=내가만드는복지국가, 한국은행 등. /이미지=조현경 디자이너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도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GDP에서 기업소득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당연히 GDP가 아닌 기업소득을 기준으로 법인세와 비교해야 한다. 세원은 세금이 부과되는 소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측에서는 미국의 경우 2017년 법인세 최고세율 35%에서 21% 인하가 투자 확대를 이끌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국의 법인세는 연방세 외에 주법인세(STATE CORPORATE INCOME TAX)를 주마다 다른 세율로 부과하고 있다. 미국 기업은 연방세와 주법인세를 각각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50개 주 중 44개 주에서 주법인세를 부과하며 주법인세율은 3%~12%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로 미국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낮아졌지만 한국보다 꼭 낮은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이 법인세 인하만으로 국내 투자 확대를 유인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법인세 인하와 함께 국내 다국적기업의 해외 투자에 대한 이익을 줄인 것이 동시에 작용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17년 세법개정안을 통해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를 방지를 위해 일부 미국기업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외국법인(CFC) 소득에 과세, 다국적기업의 이자비용 공제 추가 제한 등의 조치를 했다.

박수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세제연구팀장은 “미국이 법인세 인하만으로 국내 투자를 유인한 것이 아니다. 동시에 국제조세 측면에서 미국이 해외투자에 대한 메리트를 줄여서 국내 투자를 유인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법인세율을 최고 35%에서 21%로 낮춰 투자 확대를 이끌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가 악화되면서 감세 정책도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에서는 이명방 정부의 법인세 인하가 기업투자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법인세 인하가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특히 지금처럼 경기가 침체 시기에는 법인세나 금리 요인보다 향후 경제 전망, 기업가 정신이 기업 투자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019회계연도가 시작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전년보다 19% 늘어난 1조700억달러로 나타났다.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1조달러를 넘은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재정적자 1조달러 돌파 시점도 당초 미 의회예산국 예상보다 2년이상 빨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통 경제가 성장하면 세수가 늘어 재정적자가 줄지만 2017년 감세 때문에 재정적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법인세 실효세율도 낮다.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지만 2018년 기준 법인세 실효세율은 17.6%다. 특히 과세표준 5000억원 초과 기업 구간에서 법인세 실효세율은 그 이전 구간보다 오히려 낮은 역누진 구조가 나타난다. 과세표준 5000억원 초과 구간에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초대기업이 포함된다. 초대기업의 매출액이 여타 기업들보다 높은데도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이다.

이는 각종 세금 감면과 공제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김두관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자료에 따르면 과세표준액이 5000억원이 넘는 초대기업들의 2014~2018년 5년간 공제감면액은 22조1788억원으로 총 법인의 감면세액 45조 9177억원의 48.2%를 차지했다.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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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19-10-26 08: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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