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5175대 판매, 직전 분기 대비 56.5% 하락···인피니티, 닛산 월 50대 판매도 어려워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일본산 차량인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일본산 차량인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된 지 어느덧 100일을 넘어섰다. 수입차 시장에서 강세를 띄던 일본 차 브랜드들의 판매 실적은 일본에 대한 여론 악화로 순식간에 절반 이상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소비자들의 머리속에 ‘낙인’이 찍혔다는 점인데, 추후 한일관계가 회복되더라도 판매량 반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일본 수입차 브랜드 5사(토요타, 렉서스, 혼다, 인피니티, 닛산)의 올 3분기(7~9월) 판매 실적은 5175대에 그쳤다. 이는 직전 분기 판매량 대비 56.5% 급감한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43.8% 하락한 판매 실적이다.

각 브랜드별 실적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혼다를 제외하면 나머지 4개 브랜드는 직전월 대비 하락한 감소세를 보였다. 실적 하락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유일하게 전월 대비 판매량이 늘어난 혼다는 지난달 166대를 판매하며 8월(138대)보다 20.2% 오른 실적을 보였지만,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0.06%p 상승하는데 그쳤다. 수출규제 이전인 6월 판매 실적과 비교하면 79.2% 감소한 수치다. 토요타도 지난달 한 달간 374대를 판매, 전월보다 31.0% 줄었으며 같은 기간 렉서스도 469대 판매에 그쳐 22.2% 감소했다.

인피니티와 닛산은 월 50대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각각 175대, 284대를 판매하며 존재감을 보여준 각 업체는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달 각각 48대, 46대 판매에 그치고 있다.

일각에선 한일 관계가 회복되더라도 일본차 브랜드의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미 정치·외교와는 상관없이 시민들 사이에서 ‘낙인’이 찍혔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불매운동이 한창일 때 시민들이 일본 차량을 몽둥이 등으로 부수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게 뇌리에 남아 있다”면서 “일본차에 대한 반감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일본차 브랜드의 국내 지점 인원 구조조정 등이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판매 추세를 감안했을 때 현재 수준의 매장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9월부터 적용된 새 번호판을 단 일본차 목격담과 이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9월부터 적용된 새 번호판 제도는 기존 7자리에서 8자리로 바뀐 것이 특징인데, 일본 불매 운동 이후 일본 차량을 구매했다는 것이 주된 비판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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