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 작은 자산 규모로 M&A 효과 기대 어려워···이익률·신계약률도 저조
더케이손보, 실적 악화 심각···자동차보험 의존도 탓 손해율 상승

KDB생명보험(사진 왼쪽)과 동양생명보험/사진=연합뉴스, 동양생명보험
KDB생명보험(사진 왼쪽)과 동양생명보험/사진=연합뉴스, 동양생명보험

보험업계에 M&A 열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KDB생명보험 매각 작업을 공식화한 가운데 ‘동양생명보험-ABL생명보험 통매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더케이손해보험의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매물에 대한 시장의 온도차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동양·ABL생명의 경우 자산 규모와 순익 개선, 수익률 등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여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고 있지만 KDB생명과 더케이손해보험은 매각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매각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곳은 KDB생명이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30일 KDB생명 매각 공고를 내고 관련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초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한 후 쇼트리스트(적격 인수 후보)를 발표하고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내년 초에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다.

산업은행은 매각 가능성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정상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됐고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자산건전성 이슈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해결했다는 평가다. 지난 상반기 KDB생명은 3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지급여력비율(RBC비율)도 올 6월말 232.7%를 기록했다. 이는 3월말(212.8%) 대비 19.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눈에 띄는 수치 개선을 이뤘는데도 시장은 여전히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산 규모가 작아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등 인수 후보자가 기대하는 M&A 효과를 얻기 어렵고 운영자산이익률과 신계약률 등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기준 KDB생명의 자산총계는 19조2984억원으로 생보업계 13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이 인수한 오렌지라이프(32조6593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반면 모회사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으로 매각 가능성이 커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 규모는 각각 32조9507억원과 19조6872억원이다. 한번에 인수할 경우 52조6379억원의 대규모 생보사를 가지게 되고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인수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동양생명의 경우 지난 상반기 7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540억원)에 비해 실적이 31.67%나 개선되기도 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도 3.01%와 3.94%로 KDB생명(2.81%)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신계약률도 15.61%, 23.51%로 KDB생명(13.34%)보다 높다.

또한 KDB생명은 그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력과 지점이 급감해 영업력 회복도 단기간에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KDB생명의 보험설계사 수는 2246명으로 전년(2709명)에 비해 17.09%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설계사 수는 2.47%, 2.37%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절대적인 인원수도 동양생명(3716명)과 ABL생명(3002명)이 더 많다. KDB생명은 같은 기간 지점수도 105개에서 94개로 줄어들었다.

새롭게 매물로 떠오르고 있는 더케이손해보험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현재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손해보험의 기업 가치평가와 경영 효율화를 위해 법률자문사를 선정하는 중이다. 법률자문을 통해 유상증자, 포트폴리오 개선 등의 방안이 나올 수 있지만 매각이 최종 방안이 될 가능성도 있다.

더케이손보의 자산총액은 8671억원이며 지난 상반기에는 지난해 동기(7억원)에 비해 8배가량 늘어난 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도 2.69%로 지난해(3.12%)보다 0.43%포인트 악화됐다.

뿐만 아니라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장기적 관점에서도 매물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더케이손보는 지난 2003년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로 출범했으며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은 각각 2008년과 2010년이 돼서야 판매를 시작했다. 때문에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지하고 있으며, 그 영향으로 손해율도 악화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더케이손보의 손해율은 92.16%로 지난해 동기(89.59%) 대비 2.57%포인트나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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